산넘어 산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먹구름이 가시지 않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에 이어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며 또다른 시한폭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S&P는 13일(현지시간) 부진한 성장 전망을 이유로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AA-’로 1단계 내리고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신용등급 강등과 함께 스페인이 올해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이 올해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스페인은 연말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6%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부진한 경제성장과 함께 17개 자치 지역정부가 재정난을 겪고 있는 데다 내달 20일 총선거를 앞두고 예산관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롬바드스트리트리서치의 제이미 단하우서 분석가는 “예산안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극적이고 예상을 뛰어넘는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GDP 대비 6%로 재정적자를 감축하는 것은 ‘몽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정부 고위 관계자도 “재정적자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재정적자 규모가 GDP의 6.5%를 넘는다면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경제학자인 에드워드 휴는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1.0~1.5%포인트 웃돌 것”이라면서 “정부가 내달 총선 전에 재정적자를 줄여야하는 동기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피치는 지난주 스페인의 장기국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2단계 강등했으며 무디스는 ‘Aa2’를 부여하고 있다.
유로존은 유럽 구제금융 체계인 유럽재정안정기구(EFSF) 확대법안 승인 절차 완료로 위기 확산을 막는 방어벽을 마련해 한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신평사들이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피치는 이날 유럽과 미국 은행권을 강타했다.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를 비롯해 영국의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와 로이드은행의 신용등급을 낮췄다.
이와 함께 유럽과 미국 은행 12곳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며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