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매력에 '흠뻑' 66번 정상밟은 '山사람'

입력 2011-10-1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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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CEO 퇴근 후엔 뭐하세요?]②KB국민카드 최기의 사장

등산을 즐기는 CEO는 많다.

연초 삼성경제연구소가 CEO를 대상으로 선호 여가활동을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등산이 1위를 차지했다. 2위가 골프, 3위가 독서였다. 그만큼 명확한 목표를 잡고 이를 성취하는 데 쾌감을 느끼는 CEO들의 성향이 등산과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카드업계에서는 KB국민카드 최기의 사장이 등산 애호가로 소문이 나 있다.

최 사장은 올 3월 출범한 KB국민카드의 초대 사장을 맡은 이후 회사의 조직원을 단합시키고 보다 진취적인 기업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직원들과 산에 오른다. 신생사의 CEO로서 새롭고 탄탄한 조직문화를 갖추는 것도 최 사장의 몫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말 직원들과 함께 지리산 천왕봉에 오른 산행이 대표적이다. 이 산행에는 최기의 사장과 함께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했다.

최 사장 일행은 오전 9시 지리산 백무동을 출발해, 장터목을 거쳐 천왕봉에 오른 뒤 법계사, 중산리로 하산하는 10시간짜리 코스를 택했다. 최 사장은 등반 시간 내내 임직원들과 주요 경영 현안은 물론 개인 신상에 이르기까지 격의 없는 대화를 이어나갔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험하기로 유명한 지리산 천왕봉 등반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전 임직원이 일치단결해 달성하면서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라며 “KB국민카드라는 조직과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조직의 응집력을 높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지리산을 66회 등반할 정도로 지리산 매니아다. 최기의 사장은 설악산이 화려하다면 지리산은 웅장하면서도 남성적 매력이 있다고 말한다. 그가 회사 출범 이후 첫 단체 산행지로 지리산을 택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KB국민카드 구성원 대부분은 KB국민은행에서 넘어온 인재들이다. KB국민은행과 같은 은행은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조직 문화가 팽배해있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다르다. 보다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카드업계에 맞는 새로운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는 수단으로서 최 사장은 직원들과 함께 등산을 하는 것이다.

직원과의 격의 없는 소통은 최 사장이 직원과 함께 산을 오르는 또 다른 이유다.

최 사장은 간간히 지점장 등 임직원을 대상으로 청계산 번개 산행을 주선하는 등 적극적으로 임직원들과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지난달에는 임직원들과 인왕산 둘레길 걷기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조직 구성원간의 원활한 수평적, 수직적 소통을 통해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조직문화의 형성해야 의사결정이 빠르게 진행되는 회사가 된다는 게 그의 경영 철학이다. 즉 소통 경영은 고객들의 니즈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바탕이 되고 의사결정의 에러가 줄어드는 선순환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기의 사장이 즐겨 사용하는 건배사는 ‘동도상응(同道相應)’이란 사자성어다. 같은 길은 함께 가는 사람은 서로 마음을 맞추며 나아간다는 의미다. 동행자와 서로 이끌어주며 산에 오르는 모습이 떠오른다. 점점 치열해지는 업계의 경쟁 환경, 금융당국의 엄격한 규제 등 순탄치 않은 경영 환경을 직원들과 함께 헤쳐나가겠다는 의지가 이 네 글자에 담겨 있다.

그의 소통경영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분기 KB국민카드는 19조583억원의 취급액을 기록해 2위권 경쟁사인 삼성카드(17조3816억원)와 현대카드(17조192억원)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게다가 출범 이후 첫 분기 결산에서 682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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