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은 애플이 삼성전자 갤럭시 제품을 상대로 제기한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결을 유보했다.
14일 삼성전자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법원에서 13일(현지시간) 열린 공판에서 루시 코 판사는 애플이 제기한 디자인권 침해와 관련,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침해한 것은 맞다”면서도 “애플 역시 자신들의 특허 유효성을 입증하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까지 제출된 증거 만으로 디자인권 침해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애플 제품을 모방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추가적인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미국 법원은 애플의 기술특허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루시 코 판사는 “삼성전자는 애플의 ‘스크롤 바운싱’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크롤 바운싱 기능이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화면을 끝까지 밀었을 경우 부드럽게 튕겨져 나오는 기술이다.
애플은 지난 4월 15일 이곳 법원에 갤럭시S 4G 등 스마트폰 3종과 갤럭시탭10.1이 자사의 기술특허와 디자인권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루시 코 판사는 갤럭시탭과 아이패드를 양손에 들고 삼성전자 변호인단에게 두 제품을 구분할 수 있겠냐고 물어봤다. 애플 측에게 갤럭시 시리즈를 수입금지 하지 않을 경우 애플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느냐는 질문도 했다.
갤럭시탭 등의 판매금지 여부에 대한 판결은 미뤄졌지만, 애플이 주장한 기능 특허(스크롤 바운싱)에 대한 침해는 인정되지 않으면서 삼성전자는 최대 시장 미국에서 절반의 승리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애플의 기술 특허가 인정되지 않은 점은 주목할 만하다. 애플 기술의 신규성과 진보성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특허법원에서 특허 등록이 취소되고, 향후 소송에서도 패소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판매금지 여부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았지만 미 법원이 애플의 기술특허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애플은)이 기술을 특허로 주장하지 못할 것”이라며 “대반격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5일 애플이 제출하는 추가 자료에 대한 검토가 이어지겠지만 최종 판결이 어떻게 날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