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금까지 5번의 정권교체중 장쩌민으로부터 후진타오로 이어지는 교체만 평화적으로 이행됐다. 경제가 어려우면 정권교체도 매끄럽지 않을 수 있고, 새 정권의 힘도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중국 경제를 둘러싼 몇 가지 이슈를 정리해 본다.
먼저, 위안화는 단기간 내 물가안정이 어려워 절상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은 유럽 재정리스크 우려 등으로 절상이 주춤하지만 흐름이 끊어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올 들어서만 3.3% 가량 절상되는 등 지난달 말 위안화는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달러당 6.5위안을 처음으로 깨고 사상최고치인 6.39위안까지 떨어졌다. 위안화 강세는 미국의 3차 양적 완화정책에 따른 달러의 추가약세 가능성과 신용평가사 S&P의 미국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등에 기인하고 있다. 특히 이전과는 다르게 위안화 절상기조의 지속이 중국내 인플레 압력에 대처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그 속도가 지나치게 빠를 경우 중국내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가격 경쟁력 위주인 수출형 중소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재무부가 관리하는 국부펀드인 중국투자유한공사(CIC)와 별도로 중국 인민은행 주도로 환율안정, 외환시장 개입을 위한 새로운 펀드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
위안화 절상과 함께 중국의 고성장과 관련해 최근 IMF는 중국경제가 2016년이면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 예상하며 이 시기가 되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많은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장 큰 변화는 달러본위체제의 몰락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 채권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어 자칫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고, 금이나 상품가격도 새로운 통화체제 구축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IMF는 전망했다. IMF는 동시에 미국 주도로 비교적 안정돼 있던 국제안보체제의 급격한 불안도 언급했다.
물론 IMF의 구매력 위주 경제력 평가법은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이 향후 소득증가와 함께 중진국 함정(Middle-income trap)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쉽게 세계패권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무튼 우리로서는 중국이 세계 패권을 쉽게 인수하든 중진국 함정에 빠져 시간이 더 걸리든 통화체제, 안보, 중국으로부터의 수요 감소 등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고속성장 뒤에는 어둡고 불안한 측면에 대한 분석과 경고도 항상 제기돼 왔다. 대표적인 게 부동산 버블 논란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1990년대 초반 비교적 잘 안정됐던 부동산버블과 이번은 다르다고 한다. 이번 버블은 전국적이고, 물가불안이 원자재가격 등 근원물가상승에 기인한데다, 유동성 급증 등까지 겹쳐있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물론 당장 부동산시장을 안정화시키기는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부동산버블이 붕괴되거나 급격한 시장교란이 일어날 것 같지도 않다. 따라서 부동산억제책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그 여파가 경기둔화로 연결될 가능성도 높다.
또한 당장 중국에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향후 5~6년후 중장기적으로 현실적인 문제가 될 수 있는 저출산, 고령화 이슈도 있다. 지난해 중국 인구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국 인구는 13억4000만명으로 10년 전보다 7400만명 늘었지만, 연평균증가율은 0.6%로 1990년대 1.1%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런 속도라면 2050년엔 노인인구가 30%에 육박해 20%인 일본을 웃도는 초고령 사회가 된다. 문제는 노동인구 감소로 2015년부터 15~64세의 노동인구 감소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고령화 사회로 간다는 것은 사회보장제도 정비로 정부재정에 부담을 주며, 개인들은 소비보다 저축에 매달릴 가능성이 높아 생각만큼 내수경기 진작이 활발하지 않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중국이 지금까지 초고속성장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성장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 중국은 지난 30년간 연간 10%의 고속성장을 해왔는데, 이는 세계 자본주의 국가뿐만 아니라, 중국 5000년 역사에 나오는 5번의 번영기를 능가하는 성장세다. 당분간 7~8%의 성장세를 유지하겠지만, 낙관론자나 비관론자들 모두 어느 나라도 이처럼 오래 10%의 고성장을 계속할 수 없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한다. 구조적으로 성장이 둔화되면 각종 구조적 이슈가 나오기 마련이다. 이제 중국의 불안이슈에도 깊은 관심과 분석이 필요한 이유다.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