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장관이 인도네시아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무상이 인도네시아 정부 고위 관리들과의 만남을 줄줄이 취소당했다고 16일(현지시간) 일간 자카르타포스트가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고위 관리들이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개각에 정신이 쏠려 있고 지난 수년 동안 일본 장관들이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교체되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그러나 신문은 요즘 인도네시아 고위 관리들은 중국, 한국 장관들과는 만날 기회를 노리고 있다면서 이는 동아시아 내 권력관계의 변화를 보여주는 예라고 전했다.
겐바 외무상은 13~14일 인도네시아를 방문,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인도네시아 관리들과의 만남에 열의를 보였으나 마르티 나탈레가와 외무장관을 만났을 뿐이다.
두 사람은 13일 환영 만찬과 14일 공식 회담에서 만났으나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성과는 양국의 협력이 이 지역과 세계에 기여할 것이라는 원칙적 선언뿐이었다.
부디오노 부통령은 14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과 만나 개각 문제를 협의한 뒤 겐바 외무상과 만나기로 했으나 갑자기 면담 일정을 취소했다.
조코 수얀토 정치안보조정장관은 같은 날 만나기로 했으나 역시 구체적인 설명 없이 취소를 통보했다.
인도네시아 주재 일본 대사관은 이날 두 차례나 겐바 외무상과 인도네시아 고위 관리의 회동이 취소되자 구체적인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언론에 급히 회동 취소를 알려야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