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화해모드 전환하나

입력 2011-10-1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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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애플의 글로벌 특허전쟁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극적 화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용 사장은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 대학에서 열리는 스티브 잡스의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6일 밤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 사장은 팀 쿡 애플 CEO의 초청을 받아 추도식에 참석한다. 특히 팀 쿡 CEO가 이 사장을 초청한 것은 특허전쟁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두 사람이 만나 대화를 하자는 일종의 화해 제스츄어가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그러나 이재용 사장은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사장은 이날 김포공항 출국장에서“(잡스 추도식에는)회사 손님보다는 친구 위주로 초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팀 쿡을 보기는 하겠지만 일 때문에 가는 것은 아니고 가장 중요한 고객이고, 훌륭한 경쟁자이고, 개인적인 친구이기 때문에 가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둘 사이의 관계는 친구라기보다는 사업 파트너의 성격이 강하다. 결국 쿡 CEO가 이 사장을 초청한 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현재 특허 소송에서 삼성보다 유리한 상황이다. 독일, 네덜란드, 호주에서 잇달아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의 판매금지를 이끌어 냈고 네덜란드에서는 삼성전자가 제기한 애플 제품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이겼다.

하지만 애플도 결국 득이 될 건 없는 싸움이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네덜란드 헤이그법원에 제기한 첫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하며 아이폰 판매금지라는 최악의 수순을 피했지만 그동안 삼성전자의 통신기술 특허를 사용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바람에 로열티 부담을 안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처분 소송은 기각됐지만 본안 소송에서는 우리에게 더 유리한 국면이 조성됐다”면서 “애플에 충분한 로열티를 받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애플은 올 6월 노키아와의 특허소송에서 져 특허 사용료를 일시금으로 지급한 경우가 있다. 애플이 노키아에 이어 삼성전자에 막대한 로열티를 물게 될 경우 이익 감소와 주가 하락으로 주주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분야 최고의 부품 업체라는 점도 애플의 고민거리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특허전을 시작한 이후 부품공급처를 대만과 일본 업체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지만 최고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 부품을 대체할 만한 것은 찾기 힘들다. 제품 수요가 늘어 더 많은 부품도 필요하다.

부품 사업에서 애플의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입장도 마찬가지다. 강경 대응 방침을 정했지만 화해만큼 좋은 것은 없다. 통신 특허를 앞세워 아이폰·아이패드 판매를 막으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여기에 판결이 유보된 미국시장에서 갤럭시 시리즈 판매금지가 확정된다면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은 전략을 수정해야할 만큼 충격에 빠질 수 있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던 삼성전자와 애플이 극적인 화해를 할 것인 지 전세계 IT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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