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 CEO 경질 파문 ‘일파만파’

입력 2011-10-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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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 사유 진실공방·시장불신감 고조·주가 폭락

▲마이클 우드포드 올림푸스 전 사장 겸 CEO.
일본 디지털카메라 등 광학기기 전문업체인 올림푸스가 유능한 경영인으로 손꼽히는 마이클 우드포드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경질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올림푸스의 주가는 17일 오후 2시34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3.91% 폭락세다.

마이클 우드포드 전 사장의 해임에 따른 경영 체제 혼란과 사업 수행 지연 등을 불안하게 여긴 매도세가 강하게 유입되며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외국인 경영자의 능력에 기대를 걸고 매수에 나선 해외 투자가들까지 매도를 서두르면서 주가 폭락을 부추기고 있다.

증권사들은 올림푸스의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며 주가 하락에 기름을 퍼붓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우드포드 전 사장의 해임으로 2012년도 이후 과감한 비용 절감을 통한 실적 개선은 기대하지 못하게 됐다”며 투자의견을 기존의 ‘매수’에서 ‘중립’으로 3단계 낮췄다.

노무라의 고타니 소야 애널리스트는 “우드포드 취임으로 매년 150억엔씩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기쿠카와 쓰요시 사장 하에서는 대범한 긴축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투자의견 하향 이유를 설명했다.

이외에 골드만삭스와 다이와증권, JP모건체이스도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 올림푸스 주가는 도쿄증권 1부에서 가격하락률과 매도규모에서 최상위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올림푸스 이사회의 결정이 당혹스럽다”며 이사회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내는 한편 해임 발표 전날 올림푸스를 강한 매수 추천리스트인 ‘콤비쿠션 바이리스트’에 올렸다 즉각 삭제했다.

▲올림푸스 주가추이

지난 주말 우드포드 전 사장의 해임 발표에 이어 올림푸스에 대한 불신감을 키운 결정적 계기는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 기사들이다.

우드포드와 인터뷰한 FT는 “그가 CEO 입장에서 내부 고발을 했기 때문에 해임됐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우드포드 전 사장은 2008년 올림푸스가 영국 의료기기업체인 자이러스를 인수할 당시, 특정 자문사에 거액의 수수료를 지불한 것에 의문을 품고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올림푸스 내부의 미움을 사 경질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올림푸스 측은 17일 오전 성명을 통해 “우리의 입장은 지난 주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과 같다”며 오드포드 전 사장의 주장에 반박했다.

지난 14일 올림푸스는 우드포드 전 사장의 해임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그가 디지털카메라 등 각 부문의 책임자를 건너뛰어 현장에 직접 지시를 내리는 등 독단적인 경영 방식으로 조직간 제휴를 손상시켰다”고 해임 이유를 설명했다.

17일에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회계처리는 적절히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이번같은 사태가 벌어질 줄 알았다는 분위기다.

커먼즈투신의 이이 데쓰로 사장은 “올림푸스의 경영 체제에 대한 의문을 품고 조사를 한 적이 있다”며 “권력이 일부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등 통치의 부조리가 두드러져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영 체제와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올림푸스의 향후 대응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3월말 현재 자기자본 비율은 15%로, 유이자부채 비율(자기자본에 대한 유이자부채의 비율)은 4배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실적 우려와 기업 통치에 대한 불신, 재무 체질의 취약성 등 올림푸스가 안고 있는 문제는 산적해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경영을 근본부터 바꾸지 않는한 불신감은 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우드포드 전 사장은 1981년 올림푸스의 영국 자회사에 입사해 해외 자회사에서 수많은 관리직을 거쳐 2008년 일본 본사의 임원에 취임했다.

지난 주말, 사장에 취임한 지 6개월만에 전격 경질되자 언론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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