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자들이 무대를 제대로 골랐다.
월가가 있는 뉴욕이 미국에서 슈퍼리치(초대형 부자)가 가장 많은 도시로 선정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웰스-X는 조사 결과, 주택을 포함해 순자산 규모가 3000만달러(약 344억원) 이상인 슈퍼리치가 뉴욕에 7720명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다고 발표했다.
분노 시위의 주요 무대인 뉴욕은 갑부들을 향해 악담하기에 이상적인 거리라고 WSJ는 전했다.
2위는 슈퍼리치가 4350명인 로스앤젤리스였고, 3위는 샌프란시스코(4230명), 4위는 시카고(2550명), 5위는 워싱턴(2300명)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슈퍼리치 대부분이 금융업계 종사자인 사실도 확인됐다.
뉴욕에 갑부가 가장 많은 것은 은행, 헤지펀드, 사모펀드같은 투자회사의 경영인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라고 웰스-X는 설명했다.
웰스-X의 데이비드 프리드먼 씨는 “시대의 흐름이 억만장자를 결정하고 있다”며 “지금은 금융의 절정기로, 금융시장 분석과 승부 기질이 강한 사람에게 거액의 부가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슈퍼리치가 뉴욕 등 대도시에만 몰려 있는 것은 아니다.
3000만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사람은 미국에서만 5만5000명. 이번 순위에서 상위 3대 도시의 갑부 인구를 합해도 전체의 3분의1에 못미친다. 나머지 3분의2는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다는 이야기다.
프리드먼 씨는 “이들 대도시의 부를 각지로 확산시켜 미 전역이 고르게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