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만 해도 1년에 전체 식당의 40%가 문을 닫습니다. 손님들 입맛은 까다로워지는데 식재료 값은 오르지, 직원들 인건비에 가게 월세까지 빠지면 남는게 없어요.”11년째 경상남도 김해에서 한우전문점을 운영하는 김용수(51·가명)씨의 하소연이다.
김씨는 가게 문을 닫고 새벽부터 상경해 잠실벌 ‘1018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를 찾았다. 카드 수수료에 의제매입제 등 장사할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며 이를 성토하기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김 씨는 벌써 10억원을 투자했지만 영업이익으로 투자금액은 커녕 직원 월급 조차 주기 힘든 실정이다. 특히 2.7%에 달하는 카드수수료때문에 마진이 거진 없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투자비는 항상 오르기만 하는데 카드수수료는 2.7%나 물리는 등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참석한 7만여명에 달하는 외식업 종사자들은‘우리는 하나 미래도 함께’라는 문구가 새겨진 파란 모자를 쓰고 자리를 끝까지 지켜 카드 수수료 인하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들은‘백화점, 주유소의 카드 수수료율은 1.5%인데 음식업종 카드 수수료율은 2.7%라며 1.5% 수준으로 내려야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또 매년 조정되는 의제매입세액 공제률 법제화와 외국인 근로자 고용범위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날 행사장인 잠실종합운동장 메인스타디움에는‘참다못해 일어났다. 우리도 먹고 살자’,‘음식업이 봉이냐 신용카드수수료 즉각 인하하라’, ‘서민푼돈 빼앗아 바가지 수수료 4조979억원 분통터진 음식업주’등 자극적인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와 피켓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행사 중간 중간 자유 발언에 나선 외식업주들 역시 어려움을 호소하며 카드수수료 인하 등의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줄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음식업중앙회는 이번 대회 후 카드수수료 등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서명운동, 음식가격 현금할인, 외식업소 카드거절 운동 등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장을 찾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원재료값과 임대료가 많이 오른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음식값은 따라서 올리기 어렵고, 거기다가 카드 수수료 때문에 힘든 걸로 생각한다. 얼마나 힘드냐”며 “이 문제는 더 이상 갈 수 없다. 합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