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18일 발표한 ‘판매수수료 실태 조사’에 대해 백화점 업계는 지나치게 단순 비교한 결과물이라며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시장논리에 의해 결정된 수수료율을 단순하게 수치로 비교해놓고 백화점이 일부러 명품에 특혜를 주고 있다는 이미지를 부추기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판매수수료 인하 문제를 놓고 양측이 오랫동안 신경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발표된 자료라서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게 업계 측 주장이다. 백화점에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고 압박하기 위한 숨은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이날 공정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명품은 전체 매장 가운데 3분의 1의 수수료율이 15% 이하, 최대 25%를 넘지 않지만 국내 유명브랜드는 30% 이상 높은 판매수수료를 내는 입점 매장이 전체의 62%에 달한다. 공정위의 실태조사만 놓고 보면 백화점이 명품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 특히 명품 매장 인테리어 비용의 경우 백화점 측이 전부 부담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명품에만 유독 약한 백화점’이란 비난이 불가피한 상황.
이와 관련 백화점 업계는 공정위가 시장논리에 따라 결정된 수수료율을 수치로 단순 비교하면서 백화점의 명품 특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반발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매출이 많이 나오면 당연히 수수료율, 인테리용 비용 부담 등의 혜택을 주어 매장을 유치할 수 밖에 없다”며 “소비자들이 많이 찾기 때문에 명품을 들여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인데 시장논리에 따른 영업방식을 단순 비교해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도 “외국명품에만 고개 숙인 백화점이란 이미지를 공정위가 일부러 만들어가고 있는 기분”이라며 “수수료율은 입점업체의 매출과 이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산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까지 구체적인 수수료 인하방안을 제출하라는 공정위의 요구를 백화점 업계 1위 롯데백화점이 수용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방안을 오늘중으로 제출하겠다”며 “다만 구체적인 인하방안에 대해서는 알수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수수료 인하안을 제출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다만 신세계백화점은 뚜렷한 제출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롯데·현대 모두 제출할 의사를 밝혔는데 어떻게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대해 “공정위로부터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은적이 없다”며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