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직권상정 가나… 여야, 당내 강온기류 충돌

입력 2011-10-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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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칼에 하겠다” 對 “파국으로 가겠다는 거냐”

1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에서 처리 예정이었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회의장 점거로 무산됐다. 대신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에 걸쳐 끝장토론을 재실시키로 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내에선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통한 본회의 강행 처리외에 답이 없다는 강경 기류가 힘을 얻고 있다. 이미 수차례 10월 처리를 공언했던 홍준표 대표는 이날 “야당이 물리력으로 하면 돌파하겠다”며 “내곡동 사저 문제를 한칼에 했듯 FTA도 한칼에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칼’에 담긴 함의가 ‘직권상정’임을 측근들은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김기현 대변인은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직권상정까진 좀 이른 것 같다. 의장의 결단도 요구되지 않느냐”면서도 “야당의 저지를 용납하지 않고 국회법 절차에 따라 10월내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요 당직자는 “미 의회 비준 절차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병행처리를 주장했던 민주당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인내할 만큼 인내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야·정 협의체 구성 및 논의, 피해분야 대책 마련 등 그간 민주당의 요구를 전향적으로 수용해왔음을 강조했다.

반면 황우여 원내대표는 같은 날 기자에게 “직권상정을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 득이 될 게 하나도 없다”면서 “여야 합의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내 전략은 원내대표가 짜는 것”이라며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홍 대표의 강경 기류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대목이다. 남경필 외통위원장 역시 “물리력을 동원한 강행 처리는 하지 않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한 바 있다”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쇄신파에 의해 옹립됐고, 남 위원장은 이를 뒷받침한 쇄신파의 대표주자다.

민주당의 사정도 복잡하긴 마찬가지. 당내 합리적 온건파와 야권 정책연대를 중시하는 강경파 간 충돌로 이미 홍역을 겪었다. 손학규 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가 결사저지 선봉에 선 까닭에는 정동영·천정배 최고위원 등 강경파의 ‘FTA 저지를 통한 확고한 정체성 확립’ 주장에 맞설 명분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란 게 당내 대체적 분석이다.

강온을 떠나 민주당은 홍 대표의 직권상정 처리를 염두에 두면서 대책 마련에 돌입할 태세다.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는 “파국으로 가겠다는 거냐”며 직권상정 움직임에 경고한 뒤 “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당내 강온 충돌에 대해선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애초 예상했던 바다. 홍 대표가 이미 7월에 직권상정을 얘기했지 않느냐”며 “중간과정은 무시하고 직권상정만 머릿속에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지면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직권상정 키를 쥐고 있는 의장실 핵심관계자는 “방점은 여야 합의에 있다”면서도 “좀 더 지켜보자”고 가능성을 닫진 않았다. 홍 대표는 지난 7월 비준안 처리가 진전을 보이지 않자 박희태 의장을 찾아 “아무래도 8월에는 결심을 하셔야 저희들이 수월하게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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