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애플을 넘어서면서 과연 갤럭시 시리즈가 4분기 애플 아이폰4S의 초기 돌풍을 잠재울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3/4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2700만대로 집계돼 1707만대를 판매한 애플과의 격차를 1000만대 이상으로 벌려놓으며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이를 두고 애플의 신제품 출시에 기대감을 품고 대거 대기 수요로 돌아섰던 수요자들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시각과 삼성이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현재의 상승세를 고착화 시킬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의 애플 추격에 가속도를 붙게 한 일등공신은 갤럭시S2다. 4월말 출시된 갤럭시S2는 1초에 1대 꼴의 폭발적 판매량으로 삼성 휴대폰 역사상 최단기간 1000만대 판매 기록을 세우며 갤럭시S 시리즈 3000만대 판매의 견인 역할을 했다.
잡스가 없는 애플은 신제품 출시 지연으로 인해 발목을 잡혔다. 지난 5일 전 세계인이 손꼽아 기다렸던 애플의 차기작 아이폰4S가 공개됐지만 당초 기대했던 아이폰5가 아니어서 시장은 큰 실망감을 쏟아냈다. 이 같은 실망감에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애플의 주가는 이례적으로 행사 직후 4.5%나 하락했다.
하지만 잡스의 유작이 된 아이폰4S에 대해 소비자들은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폰4S는 출시 사흘 만에 400만대 이상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애플이 4/4분기 아이폰4S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4S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뜨거워 연말 휴가시즌까지 강력한 모멘텀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S 시리즈 판매가 꾸준한데다 구글의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기술력이 결합한 최고 사양의 갤럭시 넥서스가 스마트폰 시장 석권을 위한 첨병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특허소송 진행상황도 하나의 변수다. 삼성과 애플은 갤럭시S2, 아이폰4S 등 양사의 주력모델에 대해 글로벌 판매금지 가처분 맞소송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법원에서 진행되는 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전세계 9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특허소송에서 처음으로 반격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미국 새너제이 소재 캘리포니아 북부지구 연방법원 루시 고(한국명 고혜란) 판사는 18일(현지 시간) 삼성전자가 반독점 조항을 위배했다는 애플의 주장을 기각했다. 또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애플 요구에 대한 판결은 연기했다.
이 같은 결정은 네덜란드 법원이 ‘프랜드(FRAND·특허가 없는 업체가 표준특허로 일단 제품을 만든 뒤 나중에 사용료를 낼 수 있는 권리) 규약’을 들어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낸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과 상반되는 결과여서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는 삼성에 날개를 달아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