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당국이 외국계 대형 회계법인에 미국증시 상장 중국기업 감사자료를 요구했다고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재정부와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지난주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와 언스트앤영, KPMG, 딜로이트 등 세계 4대 회계법인에 해외 중국기업에 대한 회계감사 중 외국 정부에 건넨 내용을 파악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국증시 상장 중국기업의 분식회계 등에 대한 감사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지난달 SEC는 딜로이트를 상대로 중국 소프트웨어업체 롱탑파이낸셜테크놀로지에 대해 실시한 회계감사 내역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듀크대의 증권법 전문 제임스 콕스 교수는 “중국 정부의 요청은 회계법인들이 미국에 자국 기업들의 자료를 넘기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국측은 자국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이 회계부정 의혹에 연루되면서 상장 폐지되거나 주식 매매가 중단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자 SEC는 물론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까지 나서 이들 기업에 대한 조사를 펼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글로벌 회계법인의 중국내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4대 회계법인은 중국에서 지난해 총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