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이 23일(현지시간) 역내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 통합 강화 목적으로 리스본 조약 일부를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합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헤르만 판 롬파위 EU 상임의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정상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리스본 조약의 제한적 변경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는 경제적 통합을 심화하고 경제와 관련된 규율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스본 조약을 바꾸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필요할 경우 ‘제한적인 개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EU의 미니헌법으로 불리는 리스본 조약을 또다시 바꿔 현행 EU의 구조를 전면 개편할 수는 없으나 금융위기 이후 불거진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불가피할 경우 일부 조항을 손질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리스본 조약은 지난해 1월1일 발효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선 회원국 재정건전성을 감독하고 예산 편성 등에도 간섭할 권한을 지닌 이른바 ‘EU 통합재무장관’격인 재정 담당 집행위원 직을 신설하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아예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돼 왔다.
판 롬파위 상임의장은 재정위기 관련 대책에 대해선 “은행자본 확충에 대한 논의에 큰 진전이 있었다”라고만 언급하고 “오는 26일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조치들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EU에 가장 중요한 일은 경제 성장”이라며 “내달 프랑스 칸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는 금융시장 문제와 함께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들을 중점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세 마누엘 바호주 집행위원장 역시 금융위기에 대해 짤막하게 언급한 뒤 자신이 이날 정상들에게 ‘안정과 성장을 위한 로드맵(계획표)’을 브리핑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성장 정책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