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위해 국회 연설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일일이 설득 작업에 나선 점을 들며 여권 안팎에서 이 대통령의 역할을 주문함에 따라 이 대통령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여권 핵심관계자는 분석했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국회에서 직접 연설을 하면서 국민에게 호소, 보고하고 설명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야당은 전향적으로 받아들여 한나라당과 함께 의회 민주주의의 새 장을 열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대표와 함께 (이 대통령의 국회연설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에게 일일이 설득 전화를 하고 설명, 토론한 것도 의회중심의 정치라는 새로운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황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이 대통령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한미 FTA 처리를 위해 이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야당과의 소통 및 설득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에 이 대통령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특임장관 출신의 이재오 의원 역시 이 대통령의 국회 연설을 제안하며 “야당도 진지하게 경청할 것으로 믿는다. 국회가 그 정도는 성숙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국회를 설득할 수 있는 것이면 어떤 것이든 적극적으로 할 의향이 있다”면서 “여야가 합의해서 대통령을 초청해 주면 언제라도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FTA가 대통령의 전화, 말 한마디로 설득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며 강경 방침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