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이 이날 품평회장에 나타난 것은 기아차가 개발 중인 K9의 최종 품질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개발이 한창인 K9은 기아차가 ‘엔터프라이즈’ 이후 처음으로 시도하는 후륜구동 고급차로 현대차 에쿠스, 제네시스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델이다.
이날 품평회에는 현대차의 플래그십인 에쿠스 VS500과 함께 BMW 7시리즈 인기모델인 730Ld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정몽구 회장은 취임 이후 현장경영과 품질경영 등을 앞세워 신차의 철저한 품질을 주문해왔다. 현대차가 미국 고급차 시장을 겨냥해 ‘모던 프리미엄’을 추구해 온 반면 기아차는 디자인경영을 바탕으로 스포티함을 내세워왔다.
두 회사의 전략적 새 모델이 플랫폼을 공유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반면 각각 고급화와 스포티로 브랜드별 차별화를 추구해온 것.
오피러스 후속으로 등장할 K9은 기아차의 준대형차 K7 윗급으로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엔터프라이즈 이후 처음으로 시도하는 고급 대형차다.
기아차 측은 그동안 K9과 관련해 “에쿠스의 후륜구동 플랫폼을 공유하되 차급은 에쿠스와 제네시스의 중간급에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을 내비쳐왔다.
업계 전문가는 “모델별로 스포티를 추구해 온 기아차가 BMW 7시리즈를 비교기준으로 삼아 품평회를 열었다는 것 자체가 향후 고급차 전략에서 BMW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품평회를 준비한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상품기획 쪽에서 에쿠스와 BMW 7시리즈를 비교기준으로 비교 품평회를 준비했으며 회장님이 직접 품질을 점검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