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서울우유의 고민

입력 2011-10-2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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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잘 되서 손실나는 것 이라도 멈추길 바랄 뿐 입니다”우윳값 인상을 앞두고 지난 23일 밤 서울우유 고위 관계자가 기자에게 전한 말이다.

서울우유는 24일부터 우유 공급가격을 평균 9.5% 인상했고 신세계,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흰우유 1ℓ를 서울우유의 인상폭보다 적은 7%만 인상해 판매를 시작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대형마트들은 일단 손해를 보면서 판매를 개시했지만 서울우유에 공급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우유는 일단 그 동안 손실이 너무 커 인상폭 축소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대형마트의 압박에 백기를 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

서울우유의 고민은 또 있다. 정부는 우유가격을 적게 올리는 업체에게 내년도‘무관세(할당관세)’유제품 물량을 많이 배정키로 했는데 서울우유는 여기에서 불이익을 당할 것이 뻔하다.

정부의 우회적인 가격상승 압박에 서울우유가 우유업계를 대표해 맞장을 뜬 형국이지만 결국 상처뿐인 영광이 될 공산이 크다. 우유업체에 공급되는 원유가격이 인상된 이후 전체 우유업계 손실이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총대를 맨 서울우유에게 돌아온 것은 각종 압력뿐이다.

서울우유는 마지막 남은 카드로 ‘원유가 인상분 지급 보류’를 고민하고 있지만 실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불과 한달 전 일어났던 낙농농가들과의 전면전을 다시 감수해야 되고‘우유대란’을 다시 일으켰다는 책임을 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세 얼간이’에서 배우들은 ‘알 이즈 웰(All is well)’이라는 주문을 외운다. ‘모든 것이 잘 될 거야’라는 의미지만 역설적으로 되는 일이 없다는 뜻이다. 서울우유 역시 ‘알 이즈 웰’을 외치고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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