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경쟁력이다]⑨SK건설, '텃밭' 중동 넘어 세계시장으로 훨훨

입력 2011-10-2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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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서만 수주액 70억달러 넘어…석유화학·가스플랜트 등 사업 다각화

“우수한 시공능력과 관리능력, 그리고 기술력이 SK건설의 경쟁력이다”

SK건설이 해외 건설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얻은 명성이라 그 가치가 크다. SK건설은 토목, 건축, 주택, 석유화학 및 가스플랜트는 물론, 무선 이동통신 설비에서부터 원자력 발전 분야에 이르기까지 건설 전 사업부문의 시장개척에 성공했다.

◇성실 시공·기술력으로 ‘신뢰’ 얻어=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 지 50여일이 지난 2003년 5월 ‘쿠웨이트 정유공장 화재복구 공사’(RPMAA) 현장. SK건설 직원들은 이곳에서 공사 재개 준비로 분주했다. 당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승전 선언에 따른 것이었다.

현장 분위기가 처음에는 밝지 않았다. 이라크 저항세력들의 무차별 테러와 위협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 태국 등 제3국 노동자들이 얼마나 돌아올지 불확실했다. SK건설도 정상적인 공사 재개를 확신하기 힘들었다.

SK건설이 공사 재개를 시작하자 놀랍게도 70% 이상의 노동자들이 전운이 남아 있는 중동 현장으로 복귀했다. 전쟁 발발 전 긴박했던 순간에 자신들을 무사히 대피시켜 준 SK건설 측에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SK건설은 전쟁 중에 쿠웨이트를 떠나려는 인파로 혼란이 극심했던 상황에서 전세기를 마련해서 노동자들을 대피시켜준 바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공사는 이듬해 1월에 마무리됐다. 발주처는 SK건설의 위기관리 능력에 엄지손가락을 들어줬다.

결국 공사는 순조롭게 마무리됐고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발주자와 신뢰관계가 돈독해지는 계기가 됐다.

◇중동 건설사 신흥 강자로=SK건설은 쿠웨이트를 기반으로 연초부터 중동 지역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올리며 중동 건설시장의 신흥 강자로 도약했다. 실제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9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 와싯 가스플랜트 신설공사를 수주했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가 발주한 이 프로젝트는 모두 4개 패키지로서 SK건설은 이 중 가스처리시설과 황회수, 유틸리티시설, 액화천연가스(LNG) 분류시설 등을 건설하는 3개 패키지를 수주했다.

특히 12개 글로벌 건설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3개 패키지 공사를 모두 단독으로 수주하면서 중동 건설시장의 강자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SK건설이 그동안 쿠웨이트를 제외한 중동지역에서의 수주실적은 총 8개 프로젝트 63억5000만 달러에 이르며 쿠웨이트 공사를 포함하면 70억달러를 상회한다.

뿐만 아니다. SK건설의 행보는 중동을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지난 3월 태국에서 1억1700만 달러 규모의 가스플랜트 공사를 수주한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싱가포르 육상교통국(LTA)이 발주한 지하철(MRT) 도심선 3단계 사업 중 930공구 공사를 단독 수주했다. 지난 2009년 싱가포르 도심선 2단계 공사를 수주한데 이어 두 번째다.

SK건설은 지난해에도 인도와 에콰도르,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카타르, 터키 등 6개국에서 7개 프로젝트 총 31억1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양적인 성장은 물론, 플랜트·토목·건축 등 모든 사업분야에서 수주실적을 올렸고, 수주영역도 아시아와 유럽, 중동, 남미 등 전 세계로 확대했다.

◇원전·통신설비 등 영역도 다각화=SK건설은 플랜트 분야를 비롯해 토목 및 건축·주택 등 전 사업분야에 걸쳐 시장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플랜트 분야에서 지난해 터키로부터 9억5000만 달러 규모의 화력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하는 등 석유화학 및 정유에 이어 발전 프로젝트까지 진출했다.

원전분야도 빼놓을 수 없다. 신고리 1·2호기와 3·4호기, 신울진 1·2호기 등 국내 원전 시공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원전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토목 분야에서 SK건설은 뛰어난 지하시설 시공·기술력을 앞세워 시장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월 7700만 달러 규모의 인도 파두르 원유 지하비축기지 건설공사를 수주했고, 앞서 터키 해저터널 공사도 따낸 바 있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인 ‘수펙스컷(Supex-cut) 발파공법’을 개발하는 등 터널 및 지하 공간의 설계 및 시공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기존 공법들에 비해 훨씬 경제적인데다, 소음과 진동도 크게 줄여 일본과 미국, 영국, 호주 등 해외에서도 특허를 획득한 바 있다.

SK그룹의 강점인 통신분야에서도 약진이 기대된다. 그동안 국내 건설업계가 수행하기 어려웠던 통신설비 분야 해외진출도 확대하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해 10월 카타르에서 3400만 달러 규모의 통신시스템 구축사업을 단독으로 수주했다.

SK건설 관계자는 “새로운 영역의 해외수주를 계기로, 세계 건설시장에서 보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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