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의 거침없는 경영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상반기엔 고졸 신입행원채용 바람을 이끌더니 하반기에 들어서 자동화기기(ATM) 수수료 폐지까지 단행했다. 국책은행이라는 설립 특수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과감한 경영으로 상대적으로 경영의 제약조건이 없는 시중은행들을 오히려 선도하는 분위기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영업시간 종료후 ATM을 이용할 경우 부과했던 수수료 할증을 전면 폐지했다. 기업은행 내에서 거래되는 송금 및 이체, 현금 출금은 영업시간 구분없이 전액 면제했으며 그 외 업무의 경우 영업시간 구분없이 수수료 금액을 일괄 적용키로 했다. 일부 주요 시중은행이 수수료 적용 항목을 영업시간 내외로 구분해 영업시간 마감 후에는 소액의 수수료를 부과한 것과는 차별화된 부분이다.
현금 인출과 타행 송금 등 ATM 관련 수수료를 평균 60.4% 인하해 ‘24시간 은행권 최저 수수료’로 ATM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기업은행 측의 설명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방안 발표 전날까지 행장님과 실무진들의 회의가 지속됐다”며 “불필요한 수수료는 빼자는 방침 하에 내용이 수립됐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경영행보가 은행권에 미치는 파급력은 올 상반기 고졸 채용 바람을 통해 재확인 가능했다. 지난 26일 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 등 5개 금융업협회가 공동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고졸인력 채용 활성화에 앞장서기로 합의하는 등 고졸 채용 열풍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전 은행권에 고졸채용을 확산시켰던 기업은행은 현재 ‘계약직-무기계약직-정규직’순의 단계적 전환이 되도록 많은 행원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다만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기업은행의 경영행보 때문에 업무의 부담이 작용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수수료 인하 내용 뿐만 아니라 각종 금리 및 운영 측면에서 기업은행이 부각될때마다 고객들로부터 문의를 받아 난처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