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27일(현지시간)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적인 금융완화 정책을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회의에서 국채와 회사채 등을 매입하는 자산매입기금 규모를 기존의 50조엔에서 55조엔으로 5조엔 늘렸다.
일본은행이 추가 완화를 단행한 것은 정부의 엔 매도·달러 매입을 통한 외환시장 개입과 자산매입 기금을 10조엔 확대한 지난 8월 이후 3개월만에 처음이다.
다만 기준금리는 현행 0~0.1%로 동결했다.
일본은행은 유럽연합(EU)이 전날 정상회의에서 포괄적 해법에 합의해 일단 안도감을 줬음에도 추가 완화를 결정했다.
이는 미국·유럽발 악재와 엔고가 일본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발 악재로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가치가 주요 통화에 대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수출 의존도 높은 일본 경제를 직격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번에 확대한 자산매입 기금 5조엔을 모두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데 쓸 계획이다. 시중 금리를 더 낮춰 움츠러든 투자 심리를 완화할 셈이다.
도단리서치의 가토 이즈루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은 유럽 재정 위기가 전세계 금융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한 듯 하다”며 “자금을 풀어 충격을 완화해 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일본은행은 이날 회의에서 결정된 2011~2013년도 일본 경제 전망을 나타내는 ‘경제·물가 정세 전망(전망 리포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은행은 엔고를 이유로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수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의 0.4%에서 0.2%대로, 2012년도는 2.9%에서 2%대 초반으로 각각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서도 일본은행은 2013년도까지 전년 대비 제로(0)%대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처음으로 제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일본은행은 물가상승률이 1%대에 이르지 않으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방침을 표명, 제로수준의 금리를 2013년도까지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