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자국 은행들에 대한 핵심 자기자본비율을 유럽연합(EU)이 정한 기준보다 엄격하게 적용할 전망이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자국 은행들에 대한 핵심 자기자본비율을 10%로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니젤로스 장관은 “그리스 은행들의 최소 핵심 자기자본비율은 유럽은행 자본확충 계획에서 정한 기준인 9%가 아니라 10%를 적용할 것”이라며 “그래야만 은행들이 경제성장을 이끌 만큼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니젤로스 장관은 유로존 정상들과 민간채권단이 그리스 국채 손실률(헤어컷)을 50%로 확대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 “그리스 정부의 빚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바뀔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이 같은 손실률 확대가 없다면 오는 2020년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173%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이날 브뤼셀에서 기자들에게 “상당수의 은행 주식들이 정부 통제 아래 들어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언급, 손실률 확대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자국 은행들을 공적자금을 투입해 국유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페르토스 크리스토둘루 그리스 국채관리담당청(PDMA) 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3주 내 민간채권단의 손실분담 참여에 관한 세부협상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유로존 정부와 민간채권단의 손실분담 협상을 중재한 국제금융협회(IIF)의 칼스 달랄라 사무총장은 이날 그리스 국채 손실률을 50%로 확대 적용키로 한 그리스 국채 교환 프로그램의 세부내용이 연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달라라 사무총장은 “손실률이 50%로 확대된 국채 교환 프로그램에 대한 민간채권단의 참여율이 매우 높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