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의 족쇄로 작용했던 유럽 재정위기가 마침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27일(현지시간) 새벽까지 이어지는 마라톤 회의 끝에 그리스 국채 관련 민간투자자들의 손실 분담률 상향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 은행 자본확충 등 주요 이슈에 대해 합의했다.
이에 미국과 유럽증시가 이날 일제히 폭등했다.
미국증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2.86% 급등한 1만2208.55를 기록하며 단숨에 1만2200포인트를 회복했다.
S&P500 지수가 3.43%, 나스닥 지수가 3.32% 각각 뛰었다.
S&P지수는 이달 들어 14% 올라 월간 기준으로 지난 1974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3대 지수는 이날 연간 기준으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전일 대비 3.58% 급등한 249.42로, 지난 8월3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영국 FTSE100 지수가 2.89%, 독일 DAX30 지수가 5.35%, 프랑스 CAC40지수가 6.28% 각각 뛰었다.
EU 정상들은 주요 은행 등 민간투자자들과의 협상 끝에 그리스 국채 손실(상각) 분담률을 지난 7월 정상회의에서 합의했던 21%에서 50%로 높이기로 했다.
이번 합의로 그리스가 갚아야 할 채무 3500억유로 가운데 1000억유로가 삭감되고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160%에서 10년 안에 120%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들은 재정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규모도 종전 4400억유로에서 1조유로(약 1156조원)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역내 은행들의 부실화를 막기 위해 은행들의 의무 자기자본비율은 내년 6월말까지 9%로 높이고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는 은행들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증을 서는 방식으로 대처할 계획이다.
미국 경제성장률도 큰 폭으로 뛰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를 덜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2.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수치는 전문가 예상치와 부합한 수준이었고 전분기의 1.3%에 비해서는 2배 가까이 뛰었다.
미국 경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가계 구매는 2.4% 증가율로 시장 전망인 1.9%와 전분기의 0.7%를 크게 웃돌았다.
마일레스 자이블록 RBC캐피털마켓 수석 투자전략가는 “유럽지도자들의 합의는 파국 시나리오를 치워버리고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다시 키웠다”고 말했다.
러스 코에스테리치 블랙록 수석 투자전략가는 “유럽은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면서 “이는 단기적으로 (하락) 압력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GDP 지표도 호조를 보여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를 약화시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