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연방정부 지출감축 방안을 놓고 또다시 정쟁을 벌일 조짐이다.
지출감축안 논의를 위해 의회에서 구성한 초당적 슈퍼위원회의 활동 마감시한이 4주 앞으로 다가왔으나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민주당 소속 맥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은 최근 메디케어(노령층 의료지원)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 관련 예산 등을 비롯해 향후 10년간 3조달러의 정부지출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계획에 1조3000억달러 규모 증세안이 포함되면서 증세에 부정적인 공화당이 즉각 반대하고 나섰다.
데이브 캠프 공화당 의원은 “이 제안이 협상용인지 문제해결을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평가절하했다.
위원회 실무에 참여한 한 공화당 보좌관도 “진지한 제안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공화당은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매번 건설적인 논의에서 벗어나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양당은 이번 협상에서 밀릴 경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연말 대치 정국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종 타결 여부와 무관하게 이번 협상이 난항을 거듭할 경우 지난 8월에 이어 국가신용등급이 추가로 강등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내렸던 신용평가사 스탠더스앤드푸어스(S&P)의 존 챔버스 대표는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슈퍼위원회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2012회계연도 예산안 편성을 둘러싼 의회 내 논쟁도 계속되면서 다음달 18일 만료되는 현행 잠정예산 집행 시한 이후 올들어 6번째 잠정예산안을 처리해야 할 수도 있다고 의회 관계자는 전했다.
미 의회는 지난 7월31일 국가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시한을 이틀 앞두고 향후 10년간 2조5000억달러의 정부지출을 감축키로 합의하면서 약 9000억달러의 삭감은 1단계로 즉각 시행하되 나머지 1억5000억달러 규모의 감축방안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마련토록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