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홍수 사태가 3개월째 계속되면서 경제기반이 휘청거리고 있다.
태국 정부는 27일(현지시간) 수도인 방콕 도심이 곧 물에 잠길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주민들에게 방콕을 떠날 것을 권고했다.
방콕 시내 교통은 이날부터 시작된 5일간의 임시 휴일로 한산했으나 홍수 피해가 나지 않은 남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주요 도로는 교통 혼잡을 빚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국민들에게 방콕과 아유타야주는 방콕 이북 지역으로의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면서 이들 지역에 있는 국민들은 최대한 빨리 외국으로 출국하는 등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라고 권고했다.
지난 7월 중순부터 시작된 50년만에 최악의 홍수에 최소 373명이 사망했고 11만3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산업단지가 밀집해있는 방콕 북부 지역이 홍수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북부의 7개 공단에서 약 1만개의 공장이 문을 닫았다.
방콕 홍수 위기는 만조를 맞아 바닷물이 밀려오는 28~31일에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방콕을 가로지르는 차오프라야강이 29일 오후쯤 범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수에 따른 경제피해도 막대하다.
태국 중앙은행은 홍수가 난 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의 4.1%에서 3.1%로 내렸으나 다시 추가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티라차이 푸와낫나라발라 태국 재무장관의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그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2%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태국은 PC와 자동차산업 등의 주요 부품업체 공장이 밀집해 있어 글로벌 부품공급망도 막대한 타격을 받고 있다.
도요타는 태국 홍수 피해 여파로 북미 공장 4곳의 주말 조업을 중단했다.
태국은 전세계 하드디스크 생산의 25%를 차지하고 있어 PC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계 1위 하드디스크업체인 웨스턴디지털은 최근 “전체 생산의 60%를 차지하는 태국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재고가 4주분 밖에 안 남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