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해법 마련...재정위기 족쇄 풀리나

입력 2011-10-2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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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SF 자금 확대 여력·중채무국 채무 상환 능력·성장기반 마련 등 과제 산적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사태가 우여곡절 끝에 해법의 실마리를 찾았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역내 채무 위기 극복을 위한 포괄적 대책에 합의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급등세로 화답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27일(현지시간) 339.51포인트(2.86%) 뛴 1만2208.55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지난 8월 이후 처음 1만2000선을 돌파해 7월2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 대비 42.59포인트(3.43%) 상승한 1284.59를 기록, 연초 대비 낙폭을 만회하며 8월1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간 상승폭은 1974년 이후 최대다.

이날 NYSE의 전체 거래액은 119억주로 지난 3개월간 평균치를 29% 가량 웃돌았다.

유럽 증시도 재정 위기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면서 일제히 폭등세를 나타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사항은 그리스 국채 보유자의 손실부담비율 확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충, 은행의 핵심 자기자본비율(Tier I)과 자본 확충 등 크게 3가지다.

그리스 채권의 손실률(헤어컷)을 50%로 합의한 것을 비롯해 EFSF 규모는 5배인 1조4000억달러 수준으로 확대, 역내 은행들은 1060억유로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도록 하기로 각각 합의했다.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리스의 재정위기 타개를 위해 그리스에 1000억유로 규모의 추가 지원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EFSF의 확충에는 중국과 일본의 참여가 예상된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중국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전화 회담을 가졌고, EFSF의 클라우스 레글링 최고경영자(CEO)는 중국과 일본에서 자금 유치를 위해 조만간 양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책은 단기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킬 수는 있지만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파로스트레이딩의 더글러스 보스위크 대표는 “시장은 유럽이 재정문제를 단기적으로 해결했다고 보고, 유럽과 미국의 장기적인 재정 전망을 비교하려 들 것”이라며 “유럽은 한층 더 장기적으로 재정문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이번 합의는 사태가 악화하는 가운데 시간벌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대 문제는 EFSF 자금 운용 여력 확대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채를 매입하는 은행들에 원금 중 20%를 EFSF가 보증해 주는 이른바 레버리징 등의 방법으로 확대 효과를 낸다는 초안은 마련됐다.

그러나 방법이 확정되지 않아 규모 역시 유동적이라는 평가다.

또다른 문제는 그리스를 비롯해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엄청난 규모의 부채를 갚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들 국가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이미 강도높은 긴축을 추진, 내수가 위축돼 성장률은 한층 더뎌지고 있다.

세수도 줄어 정부의 부채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것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번 정상회담 합의내용에는 각국의 재정·예산 구조 개혁, 경제·재정 통합과 감독강화 등의 방안도 포함됐지만 경제가 성장하지 않으면 이 역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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