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복인가 재앙인가] (19)-1 극과극…빈부 격차

입력 2011-10-28 10:20 수정 2011-10-2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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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 성장 후유증…양극화 확대

‘톈안먼 사건’ ‘농민공 혁명’ ‘재스민 혁명’ ‘월가를 점령하라’

이들 사건은 모두 공통점이 있다.

부의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정부와 사회에 대한 소외 계층의 불만이 폭력 사태로 발전한 사건들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아시아 외환위기가 시작된 1998년 이후 이른바 ‘바오바(保八·8% 성장 유지)’ 정책을 표방했다.

중국은 바오바 정책을 고수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했고,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폈다. 덕분에 중국은 제11차 5개년 계획(2006~2010년) 기간에 연평균 11.2%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구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바오바로 대표되는 이 고속 성장 정책은 중국의 양극화를 부채질한 화근이었다.

중국 경제구조의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아졌다.

지역·계층 간 격차가 심화했고, 특히 도·농 간 소득격차는 2000년 2배에서 2010년에는 3배 이상으로 확대했다.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중국의 개혁개방 직전 0.21~0.27에서 최근 0.5에 육박했다. 지니계수가 0.4를 넘어서면 사회불안을 초래할 정도로 소득분배가 불균등함을 뜻한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고도 성장에 긴장한 서방국들 사이에서 ‘중국 위협론’이 확산됐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은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가 위안화 저평가에 따른 것이라며 절상 압박 순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제12차 5개년 계획(2011~2015년, 12.5계획) 기간의 연평균 성장률을 7%로 낮춰 잡은 것이다.

원자바오 총리는 2011년 3월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정부 업무 보고를 발표하고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중국이 2008~2009년 금융위기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바오바 정책을 접었다는 것은 지금까지 성장 방식을 양(量)에서 질(質)로 전환할 것임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성장에만 치중해 안팎의 소리를 무시하다간 자칫 1976년과 1989년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서방국과의 관계를 단절시켰던 톈안먼 사태의 21세기판이 재현될 것이란 우려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차례의 톈안먼 사태는 중국의 체제와 양극화에 대한 학생권의 반란이 대중으로 확산하면서 수 만명의 사상자를 냈고, 미국이 이를 강경 보수파의 권력 장악 및 인권 탄압으로 규정하면서 서방 세계와의 단절을 초래했다.

유럽연합(EU)은 1989년 톈안먼 사태를 계기로 대중 무기 수출을 지금까지 금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12.5계획 기간 산업구조를 전환하고, 분배구조를 개선해 다방면의 양극화를 해소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원 총리는 사회 안정을 해칠 수 있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는 “저소득층의 생활에 타격을 입히는 물가상승을 더 이상 내버려 둘 수 없다”며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목표는 4%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역간 균형 발전을 위한 노력 차원에서 현재 47.5%인 도시화율을 51.5%로 높이고 도시 일자리 900만개를 늘려 도시 실업률을 4.6%로 줄이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더불어 정보기술(IT)과 전략적 신흥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입장도 천명했다.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대국에 오르느냐 못 오르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중국. 양극화 문제는 중국이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다.

12.5계획은 국부(國富)에 초점을 맞춘 양적 성장에서 민부(民富)를 겨냥한 질적 성장으로 나아가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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