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27일 밤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긴급히 찾았다. 임 실장의 사퇴 표명 보도를 접한 직후다.
28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홍 대표가 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청와대 인근에서 회동이 이뤄졌으며 김효재 정무수석이 자리를 함께 했다.
홍 대표는 이 자리에서 “선거는 당에서 치렀는데 왜 대통령실장이 책임을 지고 사의하느냐. 또 여당 대표인 나와 사전 논의가 있었어야 하질 않느냐”며 불쾌감을 내비친 뒤, 사퇴를 강하게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은 누구든 책임질 준비가 돼 있다”며 “임 실장이 그런 차원에서 ‘거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지, ‘물러나겠다’고 사퇴를 명시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여권 내에선 이날 홍 대표가 긴급히 임 실장을 찾은 데는 임 실장이 사퇴했을 경우 옮겨 붙을 책임론의 불길에 대한 우려 차원에서 나온 사전조치 성격이 강하다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