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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으로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자재구매·재무관리와 같은 핵심 업무는 물론, 이미 최고경영자(CEO)자리에 오른 경우도 있어 건설업계의 어려움속에서 치열한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먼저, 딸 부잣집으로 알려진 서희건설의 우먼파워가 가장 눈에 띈다. 이봉관 회장의 큰딸 이은희(38) 상무는 통합구매본부 본부장을 맡고 둘째딸 이성희(36) 이사는 재무본부에서 회사 살림을 꾸려가며 아버지를 보필하고 있다. 자매가 관리를 담당한 뒤 꼼꼼한 일처리로 불필요한 지출이 대폭 줄었다는 전언이다.
이 회장은 평소 딸들에게 소설 '토지'에서 집안을 책임지는 여주인공인 '서희' 이야기를 자주 하면서 "남자들보다 강건하게 이 회사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내용의 후계자 수업을 하곤 한다.
오너끼리 형제 사이인 반도건설(권홍사 회장)과 IS동서(권혁운 회장)도 딸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반도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유보라'는 권 회장의 큰딸 보라씨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디자인팀장인 둘째딸 보영(34)씨는 방, 거실, 화장실 등을 일렬로 배치해 한 방향에서 4개가 보이는 '4베이'(Bay) 평면 개발에 힘을 보탰다.
권 팀장은 주말마다 타사 모델하우스를 다니면서 시장조사를 하는 등 일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인테리어뿐 아니라 평면구성 등에서도 새로움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공부벌레'다.
IS동서의 권혁운 회장의 딸인 권지혜(36) 마케팅실장은 지난 2006년 '에일린의 뜰' 브랜드 론칭을 주도했다. 이는 30~40대 여성들을 위한 삶의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업체는 설명했다.
울트라건설 창업주 강석환 회장의 둘째딸인 강현정 대표이사는 이미 CEO자리에 오른 경우다. 지난 2003년 아버지 강 회장이 별세한 뒤 기획조정실장으로 회사에 합류해 어머니 박경자 회장을 보좌했고 부사장을 거쳐 사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성 고위직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일처리가 꼼꼼하고 정확하다"면서 "이들의 활동범위가 넓어지면 '건설업은 거칠고 부정부패가 많다'는 인식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