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임기업체 닌텐도가 2011 회계연도(2011년4월1일~2012년3월31일)에 사상 첫 적자를 낼 전망이다.
닌텐도는 27일(현지시간) 2011 회계연도에 200억엔(약 29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연간 적자는 1981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닌텐도는 휴대형 게임기 ‘닌텐도 3DS’의 판매 부진과 엔화 강세 여파로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사장은 이날 기자 회견에서 “게임기 판매를 촉진할 소프트웨어를 적기에 내놓지 못한 타격이 컸다”며 실적 부진의 배경을 설명했다.
매출은 당초 예상보다 1100억엔(22%) 감소한 7900억엔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 2월 야심차게 출시한 3DS용 소프트웨어 판매 목표는 7000만개에서 5000만개로 낮춰잡았다.
게임기 3DS 판매 목표는 당초 1600만대로 잡았지만 지난 상반기(4~9월)까지의 판매 대수는 307만대에 불과해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닌텐도는 3DS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지난 8월 가격을 1만엔 인하해 1만5000엔으로 정했지만 이후에도 판매 실적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가격 인하로 수익성만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돌풍으로 기존의 게임 전용 기기들이 고전하면서 닌텐도에도 파급하는 양상이다.
엔고도 부담이다.
닌텐도는 당초 2011 회계 하반기(2011년10월~2012년3월) 예상 환율을 달러당 77엔, 유로당 106엔으로 잡았다.
그러나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달러에 대해서는 3엔, 유로에 대해선 9엔으로 각각 수정했다.
닌텐도는 매출에서 차지하는 해외시장 비율이 80%에 달해 환율에 매우 민감하다.
한편 같은 날 발표한 2011년 상반기(4~9월) 최종 순손실은 702억엔이었다. 적자폭은 전년 동기의 20억엔에서 급격히 확대했다.
영업적자는 573억엔이었고, 엔고로 인한 환차손 524억엔이 발생해 경상적자는 1078억엔으로 불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