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신임 총재 ‘슈퍼 마리오’, 유럽 구할까

입력 2011-10-31 06:50 수정 2011-10-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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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슈퍼 마리오’ 마리오 드라기 신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 주목하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내달 1일(현지시간)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의 뒤를 이어 유럽 통화 당국의 수장이 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출신인 드라기 총재는 세계은행 이사, 이탈리아 재무장관,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 골드만삭스 부회장 등 공공과 민간 분야의 경험을 두루 갖춘 금융통이다.

‘슈퍼 마리오’는 재무장관으로 일할 당시 공공지출 삭감, 민영화 등을 통해 급증한 재정 적자로 위기에 빠진 이탈리아를 구해내 붙은 별명이다.

유럽이 재정위기로 연쇄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린 가운데 드라기 총재의 운신의 폭은 넓지 않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지난주 민간 채권자들의 그리스 채권 손실률(헤어컷) 확대, 유럽 은행의 자본 확충 및 자기자본비율 상향 조정,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충 등 유럽의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주요 방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시장 관계자들을 말한다. 또 이처럼 산적한 과제들이 드라기 총재의 몫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유럽의 재정 위기 해결 과정에서 ECB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드라기 신임 총재가 ECB의 국채 매입을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드라기 총재는 “자신의 재임기간에 놀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밝히기도 했다.

유럽의 한 중앙은행 총재는 위기 해결과 관련한 ECB의 역할에 대해 신임 총재가 트리셰 총재에 이어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를 겪는 국가의 국채를 계속 사들이는 ECB의 현재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독일 측의 불만이 큰 상황에서 드라기가 국채 매입 정책을 지속할 경우 이탈리아인으로서 자국의 입장을 반영한다는 의심을 받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리셰 총재는 본연의 임무인 물가 안정 정책에서 벗어나 유로존 디폴트 위기 국가의 국채 매입 결정을 내림으로써 ECB의 내홍을 불러왔다.

이는 차기 ECB 총재로 유력했던 악셀 베버 전임 독일 중앙은행(분데스방크) 총재와 독일 출신인 위르겐 슈타르크 ECB 집행이사가 ECB를 떠나는 계기가 됐다.

ECB의 금리 정책 역시 현재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트리셰 총재는 지난달 6일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강력한 하락 위험을 맞고 있다”며 경기 침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집행위원들이 금리 인하를 심각하게 고려했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는 10월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요구를 11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달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드라기 신임 총재의 입장에서 보면 11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견해다. ECB 총재에 취임하고 이틀만에 금리를 내리기에는 정치적으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유로존 위기 포괄적 해결방안이 마련되면서 시장이 한시름 놓은 것도 금리 인하의 절박함을 다소 완화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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