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장 내년부터 대부분 제약사들은 영업적자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몇 백억원의 이익감소를 감내해야 하는 제약업계는 고정지출비용 줄이기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최근 일부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명예퇴직 등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조조정안이 발표된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온갖 풍문이 돌고 있어 직원들의 사기 저하는 물론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제약사 홍보 책임자는 “내년에 제대로 홍보 인력을 늘려 체계를 갖추고 싶었지만 약가인하 폭탄에 그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며 한풀 꺾인 모습이었다.
여기에 최근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이 제약협회와 공통으로 추진해 온 일괄약가인하 반대 집회가 무산됐다. 제약협회 측이 화학노련 측에 거부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내년 상반기 구조조정 예상된 가운데 노조와의 행동을 부담스러워 했을 수 있다고 화학노련 관계자는 설명했다. 구조조정 1순위로 꼽히고 있는 생산직과 영업직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노조는 더욱 애가 탈 뿐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러한 제약업계의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업체들이 신규 직원 채용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알지만 구조조정이 실제 이뤄지고 있다는 데에선 잘 모르겠다”고 잘라 말했다. 그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겠다는 심산이다. 정부가 귀를 닫은 이상 제약업계 샐러리맨은 이제 어디서 희망을 찾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