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안과학회 “어린이 약시 8세 이전에 치료해야"

입력 2011-11-0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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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적기 놓치면 완치율 23%로 떨어져”

안경을 쓰고도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어린이 약시는 8세 이전에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 시력장애를 안고 살아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안과학회가 국내 대학병원 9곳을 내원한 어린이 약시 환자 2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만 4세부터 치료를 시작한 아이들의 완치율은 9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만 8세에 치료를 시작한 아이들은 23%만이 완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약시 치료에 있어 안과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보여주는 결과다.

약시는 시력저하가 있으면서 안경교정으로 정상시력이 되지 않고, 시력표에서 두 눈 간에 두 줄 이상의 시력 차이가 나는 경우를 말한다. 흔히 ‘게으른 눈’으로 불리는 약시는 서양에서 성인 한 쪽 눈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지목될 만큼 무서운 질환이다. 특히 치료 시기에 따라 완치율이 좌우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약시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한 편이다.

대한안과학회 이사장 곽형우 교수는 “만 8~9세 경 거의 완성되기 때문에 그 이 전에 약시치료를 받지 않으면 시력의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치료 시작 연령이 낮을수록 치료 결과가 좋고 치료기간도 짧다”고 말했다.

대한안과학회 기획위원 김승현 교수는 “일반적으로 시력은 만 3세경부터 잴 수 있으므로 이 시기에 안과 검진을 받는다면 약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만 3~4세에 아이들에게 안과 검진을 받게 하는 것은 평생 시력 장애를 예방하는데 매우 중요하며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검진을 의무화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 어린이 약시의 원인은 부동시(짝눈)가 56%, 사시가 42%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시는 눈에 띄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아이가 어릴 경우 부모가 발견하기 쉽지 않다. 반면 사시는 쉽게 알 수 있어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사시란 두 눈의 시선이 한 물체를 향하지 못해 한 눈의 눈동자가 제 위치에 있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약시가 있으면 약시가 있는 눈을 쓰지 않고 약시가 없는 눈만으로 사물을 보려 한다. 따라서 약시 치료의 핵심은 약시가 있는 눈을 쓰도록 하는 것이라는 게 학회 측의 설명이다. 약시가 없는 눈을 가리는 ‘가림 치료’와 좋은 눈에 조절마비제를 넣거나 안경도수를 조절해 좋은 눈을 잘 안보이게 하는 ‘처벌치료’가 주로 쓰인다.

대한안과학회 기획이사 한승한 교수는 “특히 가림 치료는 좋은 눈을 일정시간 동안 안대로 가려줌으로써 시력이 나쁜 눈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게 돼 시력이 발달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며 “가림치료는 약시가 발견되는 즉시, 시력이 나쁜 쪽의 눈이 정상인 눈의 시력과 같아질 때까지 지속하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이어 “이 때 아이들의 치료 적응을 돕기 위해 TV 시청이나 전자 오락 등을 적절히 활용해 미숙한 시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것도 권장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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