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스페인의 태블릿PC 제조업체와의 디자인 특허 소송에서 패소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에도 같은 소송을 제기한 애플이 향후 판결에도 불리한 입장에 놓일 가능성이 커졌다.
독일의 특허전문 블로그인 포스 페이턴츠(FOSS PATENTS)는 애플이 지난해 11월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을 만드는 NT-K를 상대로 스페인 법원에 제기한 아이패드 디자인 침해 소송에서 패소했다고 2일(현지시간) 전했다.
NT-K의 제품은 그동안 수입금지 명령으로 스페인 내 반입이 막혀 세관에 보관돼 있었다.
NT-K는 지난 8월 애플을 반독점 위반 혐의로 제소했으며,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수입금지 명령에 따른 손해 배상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번 소송이 주목되는 것은 애플이 유럽공동체 디자인(Community Design) 관련 권리를 주장했음에도 유럽 내 법원에서 패소했다는 점 때문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시리즈에 대해서도 같은 권리를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 독일에서 인정받았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아직 판결이 유보된 상황.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법원에서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열린 공판에서 루시 코 판사는 애플이 제기한 디자인권 침해와 관련,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침해한 것은 맞다”면서도 “애플 역시 자신들의 특허 유효성을 입증하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까지 제출된 증거 만으로 디자인권 침해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애플 제품을 모방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추가적인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이 우리에게 나쁜 것은 분명 아니지만, 애플과의 소송에 대한 판결은 법원이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