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국민투표라는 돌발 악재에도 선방했던 국내 증시가 3일 뒤늦게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번에는 국내에서 악재가 튀어나왔다.
코스피지수는 3일 현재 전날보다 28.05포인트(1.48%) 떨어진 1869.96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밤 미국 증시가 3차 양적완화 기대감에 반등했다는 소식이 무색하게 코스피지수는 약보합으로 개장한 뒤 낙폭을 키웠으며 결국 1870선을 내줬다. LG전자의 대규모 유상증자 루머가 원인이었다.
또한 전일 그리스 악재에도 선방한 것이 LG그룹 루머와 맞물리면서 투자심리를 크게 악화시켰다. 여기에 선물시장에서 매도가 강하게 나오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급증하고 나스닥 선물이 1% 이상 하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LG그룹株는 이날 LG전자의 대규모 유증설에 동반 급락하면서 시장 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유증설의 주인공인 LG전자는 장 마감을 앞두고 외신을 통해 증자 규모가 1조원으로 학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4% 가까이 폭락했고 그룹 지주사인 LG도 10% 가량 급락했다.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도 각각 4%대, 6%대의 하락폭을 보이는 등 시장 하락기여도 상위권에 자리했다.
기대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재료도 다 드러나면서 시장의 관심은 3~4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쏠리고 있다. 그리스가 2차 구제금융에 대한 국민투표 실시라는 정치도박을 벌임에 따라 G20 정상들이 내놓는 해법에 따라 시장이 움직일 전망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정상회담 이후 EU재무장관 회의에서 도출되는 구체적 해법도 지켜봐야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서두르지 않고 아직은 대외 변수를 지켜보라고 주문했다. G20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 다면 시장이 아래로 더 수그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G20이 끝나고 나서 EU재무장관 회의 등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시장은 다음주 초반까지 폭이 깊지는 않겠지만 다소간의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며 "그리스 사태 해결 방안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시장은 1800선 초반에서 1950선의 박스권 흐름이 예상되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다가 추가 하락하면 저가매수에 나서는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