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SID 중재인 신희택 "ISD, 美만 안될 이유 없다"

입력 2011-11-04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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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비준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한 야당과 시민단체의 주장이 과도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중재인으로 등록된 신희택 서울대 법대교수는 "중국, 일본과의 투자보장협정(BIT)에서 허용한 것을 미국에만 줄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정치권을 포함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분들이 전향적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정영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김갑유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윤병철 김앤장 변호사 등과 함께 지난 2009년 임기 6년의 ICSID 중재인으로 등록돼 있다. 그는 아직 사건을 맡지는 못했지만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 각종 회의에 참석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정부가 추천한 중재인은 모두 그 나라를 대표하는 전문 법률가로서 명예가 걸려 있고 평판에 민감하기 때문에 터무니없는 판결을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신교수의 설명이다.

또 한쪽에 불리한 판결을 내릴 소지가 있거나 이해상충의 문제가 있을 경우 당사자가 지명 거부를 요청할 수 있고 중재인 입장에서는 판결 자체가 일반에까지 공개돼 실질적인 투명성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한·미 FTA 협정문에 대해 "자세하게 법률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 있다"고 평가하면서 ISD 문제는 오히려 다른 나라와의 협정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벡텔사가 볼리비아 정부를 상대로 한 ISD 소송에서 이겨 경찰이 서민의 빗물통을 부수고 다녔다던 볼리비아와 벡텔의 분쟁사례를 보면 벡텔사가 볼리비아 정부와의 투자보호협정(BIT)이 아닌 네덜란드-볼리비아 협정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내용이 비교적 꼼꼼한 한·미 FTA보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맺은 허술한 BIT를 소송에서 활용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 역시도 매우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유명 법률가가 많은 선진국과 달리 아시아나 개발도상국은 국제투자와 관련한 법률인들이 적어 아직 소송에 참여한 경험이 없다"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국가 위상도 높아지니 곧 기회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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