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계약조건이 변경됐음을 보험모집인에게 알렸더라도 보험사에 직접 알리지 않았다면 고지의무를 불이행한 것으로 판단,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는 롯데손해보험이 “예정됐던 건물철거를 알리지 않고 철거공사를 하다 화재가 났다”며 보험계약인 김모(55)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공사시간이 3일에 불과하더라도 작업 규모나 방법, 특히 철근을 절단할 때 불씨가 발생하는 산소용접기로 작업한 사실 등에 비춰 화재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철거공사 사실을 보험사에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2005년 3월 롯데손해보험과 전북 익산에 위치한 상가 건물 및 시설, 집기비품 일체 등을 보험목적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2008년 3월 익산시 도시개발계획 사업에 따라 창고 142평을 철거하는 공사를 하던 중 산소용접기에서 발생한 불씨에서 화재가 일어나 건물 전체가 전소했다.
이에 롯데손해보험은 ‘위험증가 사실을 알려야 하는 통지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했다. 그러나 김씨가 “도시개발사업 시행에 따라 건물 중 일부가 철거될 예정이란 사실을 보험사 측이 이미 알고 있었다”며 맞서자 롯데손해보험 측은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철거 공사는 통지 의무의 대상이 되며 건물 중 일부가 계발계획상 철거대상에 포함돼 있다 해도 실제 집행 여부를 계약 당시에는 알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1·2심 모두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