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 대치로 표류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국회 처리가 이번주 중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한 여아간 입장차로 막판 타협 가능성이 희박해진 가운데,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강행처리’되지 않을 경우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한나라당은 강행처리를 압박해 가고 있고, 민주당은 ISD의 ‘부당성’을 알리는 장외 홍보전에 나서면서 10일까지 정국 긴장도는 최고조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물리력 행사시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는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여야 합의처리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들은 야당에 대한 설득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서는 “언제까지 끌 거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3일 의원총회에서도 신속 처리하자는 주장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 원내지도부는 합의처리를 위한 야당과의 물밑협상이 진전 없으면 이번주 박희태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의장이 직권상정에 이미 부정적 입장을 밝힌 만큼 한나라당으로서는 몇 차례 더 외통위 처리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비준안 처리를 24일 본회의로 한 번 더 미루거나, 아예 12월로 넘겨 새해 예산안과 연계해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은 한미FTA 비준 저지를 위한 거리 홍보전에 치중하는 한편, 비준을 내년 총선과 연계시키자고 제안하며 장기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이용섭 대변인은 지난 4일 “정부가 미국 측과 재협상에 바로 착수하든지 아니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에 맡기자는 것이 민주당의 제안”이라고 밝혔다.
ISD에 대해 찬반론이 팽팽한 만큼 한나라당의 강행처리만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미FTA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민주당의 분석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강행처리시 민주당은 몸으로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거센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