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그린인사이드]헷갈리는 골프장 티 마커?

입력 2011-11-07 07:24 수정 2011-11-0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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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디서 칠까?”“백티에서 플레이하지.”

골프장에서 주고 받는 말이다. 무슨 뜻일까.

골퍼들은 골프장에서 라운드할때 티샷을 할 티 마커를 고른다. 티잉 그라운드에 놓여 있는 티 마커중 어느 곳을 택해서 티샷을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골프장들이 한가지로 통일돼 있지 않다. 티 마커위치에 따라 부르는 용어도 제각각이다. 게다가 골퍼들을 헷갈리게 하는 것은 골프장 대부분이 티잉 그라운드를 여러 곳에 만들어 놓고도 특정지역을 지정해서 운영하는데 있다. 골퍼의 선택여지가 별로 없다.

홀 길이가 길어지면서 적게는 3개, 많게는 7개까지 티 마커를 설치한 곳이 있다. 흔히 블루 티(Tee), 레귤러 티, 레이디 티로 간편하게 부른다.

하지만 이보다 티 마커는 더 많다. 미국은 프로골프대회를 여는 곳을 챔피언십 티로 정한다. 우리는 티잉 그라운드의 맨 뒤인 챔피언십 티를 블랙 티로, 백티는 블루, 레귤러는 화이트, 레이디는 레드, 실버는 골드색으로 표시하고 있다.

챔피언십 티를 백 티나 블루 티로, 화이트 티나 레귤러 티를 미들 티, 레이디 티를 프론트나 포워드 티라고도 한다.

이처럼 티 마커가 늘어나는 것은 코스 길이가 길어지고 있기때문. 특히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등 세계적으로 프로골프대회의 코스길이를 앞다투어 길게하고 있다. 게다가 골프장을 새로 건설하는 기업주들 역시 보다 긴 전장을 코스디자이너에게 요구하고 있다. 국내 전북 익산의 베어리버GC 코스는 챔피언십 티잉 그라운드를 기준으로 18홀(파 72) 길이가 7777야드(7111미터)나 된다.

마커 또한 골프장마다 제각각이다.

대개는 색깔로 구분한다. 일부 골프장은 기업주의 기호나 지역 특색에 따라 색깔이 아닌 도자기 등 다양한 조형물로 티 마커를 해 놓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골프장에서 그날 아마추어골퍼가 사용할 티잉 그라운드를 지정해 놓아 플레이를 유도한다. 주로 화이트 티잉 그라운드다.

티 마커의 통일이 안돼 있다. 골퍼들끼리 블루 티에서 치자고하면 백 티 마커를 의미한다. 레귤러 티의 홀 길이는 일반적으로 90타 정도를 치는 보기 플레이어를 기준으로 한 거리다. 남자를 기준으로 파3 홀은 거리가 229m 이하, 파4 홀은 230~430m, 파5 홀은 431m 이상으로 돼 있다.

재미난 사실은 티 마커의 색깔이나 용어는 골프코스를 설계한 디자이너와는 별로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왜 티잉 그라운드의 특정장소에 놓이고 마커가 달라지는지 잘 모른다.

거리 표시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으로 단위를 야드(Yard)를 쓰지만 우리는 미터(Meter)를 사용한다. 이때문에 캐디는 거리를 야드와 미터로 환산하느라 바쁘다. 골퍼들은 거리가 맞지 않으면 짜증을 낸다. 캐디만 이래저래 죽을 맛이다.

또한 그린 중앙까지 남은 거리를 나타내는 표지목이 2개인 곳이 있다. 하나는 야드, 하나는 미터란다. 나무 대신에 페어웨이내 땅이나 카트 도로에 거리를 적어 놓은 곳도 적지 않다. 남은 거리를 그린에지까지 표시하는 곳도 있다. 골프장 길이는 국제적으로 야드를 쓰는데 한국은 미터를 고집하는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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