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한미FTA 8일 ‘외통위’ 10일 ‘본회의’ 처리 강행

입력 2011-11-08 11:00 수정 2011-11-0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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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야당의 저항에 직면한 한미FTA 비준안 처리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오는 10일 본회의 처리를 위해 8일 해당 상임위인 외교통상통일위에서 의결하겠다는 각오다.

유기준 외통위 간사는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전 예산소위 직후 전체회의를 열어 비준안 처리를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통위 소속의 김충환 의원은 “더 이상 눈치보고 기다린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계속 머물 순 없다”며 “국회법 절차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의결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선 참석자 다수가 남 위원장의 무기력함을 지적하며 조속한 처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회의장 변경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야당이 물리력을 동원해 외통위 회의장을 강제점거한 상황에서 충돌을 최소화시키는 동시에 원활한 의사진행을 위한 고육지책이란 설명이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에 의해) 부득이 강점돼 있을 경우 위원장이 다른 회의장을 지정해 처리하는 방법 밖에 없다”며 “국회 관행으로 있어왔다”고 말했다. 국회법 110조에 상임위 회의장소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을 전략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미다. 황 원내대표는 회의 직전 기자에게 “(야당 의원들을) 강제로 끌어낼 수는 없는 일 아니냐”며 “회의장을 강제점거하고 있다고 해서 (상임위가) 무력화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요당직자는 “설사 외통위 의결이 안 되더라도 계속해서 명분을 쌓아야 한다”면서 “박희태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할 필요충분 요건”이라고 말했다.

회의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남 위원장을 비롯해 구상찬·김세연·홍정욱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외통위원들이 물리적 충돌을 수반한 강행 처리에 반대하는‘국회바로세우기’ 모임 소속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해 예산안 강행처리 직후 대국민 선언을 통해 19대 총선 불출마까지 내걸었다.

반면 민주당은 10일 본회의는 물론 8일 외통위 의결 저지를 위해 당원 총동원령까지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10일이 (한나라당의) 날치기 디데이(D-day)”라며 “당원 총동원령을 내려 국회를 에워싸 날치기를 막자”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날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조항을 문제 삼으며 한미FTA 반대 의견서를 정부에 제출하며 야당에 힘을 보탰다.

청와대는 이에 질세라 한나라당 의원 168명 전원에게 서한을 보내 비준안의 조속한 처리 협조를 당부했다. 김효재 정무수석은 “ISD는 한나라당 정체성과도 직결된 문제”라며 “타협이나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고 강경 기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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