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는 8일 내년 총선 공천 물갈이론에 대해 “최대한 많이 바뀌는 게 좋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같이 말한 뒤 계파정치 타파를 강조했다.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를 간접적으로 겨냥한 것. 그는 “계파 정치는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이자 국민을 속이는 행위”라며 “당내 계파가 없어져야 쇄신과 변화가 가능하고, 공천혁명 역시 계파가 없어져야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소장파 의원들의 쇄신 요구에 대해 “대통령과 당 대표만의 문제는 아니며, 나와 박 전 대표를 포함한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며 “계파 집안싸움만 하다 보니 폐쇄적 조직으로 전락했고, 국민이 아닌 당내 권력을 위해 일하는 조직으로 비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또 전날 김문수 경지지사가 ‘박근혜 대세론’의 위험성을 경고한 데 대해 “상식적인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168명의 의원이 있는 집권여당에서 (대선)후보가 1명밖에 없다면 국민 선택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공감을 표시했다.
앞서 김 지사는 한 포럼 기조연설에서“대세론 운운하며 단수후보 체제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은 변화무쌍한 현 정세에서 매우 위험하다”면서 “내년 대선을 대비해 복수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부 인사 50%가 참여하는 ‘비상국민회의’를 만들어 모든 권한을 주고 내년 총선과 대선 대책을 세우도록 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의 안전지대로 분류되는 서울 강남이나 영남지역에서는 50% 이상 대폭 물갈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와 김 지사는 차기 대선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경쟁적 관계이나 박 전 대표의 장벽을 걷어내야 한다는 점에선 전략적 연대를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