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유럽 리세션(경기 침체)을 온몸으로 실감하고 있다.
증권사 MF글로벌이 유럽 위기의 가장 큰 희생양으로 떠오르며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업종을 불문하고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도매판매가 위축하면서 미국 경제의 회복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미국 10월 신규 일자리수가 8만건을 기록하며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등 여전히 취약하다는 사실도 부담이다.
유럽은 미국 수출업계의 주요 시장이다.
유로존은 미국 기업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유럽의 리세션 위기와 함께 유로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미국 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지는 것도 수출업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신문은 전했다.
유럽연합(EU) 역시 미국의 주요 수출 무대다.
미국은 2010년 수출 중 19%에 달하는 2400억달러 어치 상품을 EU 지역에 팔았다.
여기에 유럽 현지 법인이 판매한 금액은 포함하지 않았다.
미국 기업들의 판매는 지난 2010년 2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유럽시장의 불안으로 미국 기업들은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전기·전자기기 제조업체인 에머슨일렉트릭은 지난 3분기 내수는 감소했지만 신흥 시장에서 판매가 증가하며 매출이 15%나 증가했다.
데이비드 파 에머슨 최고경영자(CEO)는 유럽 위기가 중국 등 신흥시장으로 퍼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활발하지 않은 기업들도 유럽 위기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유럽의 불안은 세계 경제 둔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미국내 사업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설자재업체인 벌컨머티리얼즈는 지난달 유럽 위기가 고조되자 배당금을 축소했다.
한편 유럽 경제가 어려움에 빠지면 신흥국 대표주자인 중국도 위기를 피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EU는 중국의 최대 수출 시장이기도 하다.
중국 기업들은 지난 1분기 EU 국가들에 2653억달러 어치를 수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