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아이폰4S를 받아보면 전작인 아이폰4와 동일한 크기와 디스플레이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 언뜻보면 어느 것이 아이폰4이고 어느 것이 아이폰4S인지 구분이 모호할 정도다.
하지만 외형만가지고 아이폰4S를 판단하는 것은 금물. 800만 화소로 성능이 향상된 카메라와 업그레이드된 사양은 확실히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다.
아이폰4S는 전작보다 60% 더 많은 픽셀 수를 지원한다. 또 스마트폰 카메라임에도 f/2.4 조리개를 탑재했으며 화이트밸런스도 개선했다. 1080p HD 동영상도 촬영할 수 있다.
과거에는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야만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나 이제는 잠금 화면에서 종료키를 두 번 누르면 바로 카메라 메뉴에 들어갈 수 있어 사진 찍는 속도가 단축됐다. 빨라진 구동속도와 촬영속도, 선명한 화질과 색감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붉게 나온 눈을 검게 만들어주는 적목현상 보정 기능도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전작과 가장 차별화되는 것은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다. 애플의 차세대 운영체제(OS)인 iOS5는 아이폰3GS나 아이폰4에서도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이메시지, 아이클라우드, 뉴스 가판대 등 새로운 서비스를 기존 제품들도 체험해 볼 수 있지만 음성인식 기능은 아이폰4S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메인화면에서 홈 버튼을 길게 누르면 바로 시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5초 동안 말을 걸지 않으면 자동으로 해제된다. 아직은 한국어가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영어로 물어봐야만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어떤 상황에 응용하느냐에 따라 사용범위가 무궁무진하지만 시리는 무엇보다 ‘개인 비서’ 기능에 특화돼 있다. 시리에게 “너는 누구냐(Who are you)?”라고 물으면 “나는 당신의 변변치 못한 가상 비서입니다(I'm your humble virtual assistant)”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아이폰 알람을 설정할 때도 일일이 손으로 누를 필요 없이 시리를 실행하고 몇 시에 깨워달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알람이 설정되며 날씨를 물어보면 금세 원하는 대답을 해주는 똑똑한 기능을 갖췄다.
이 밖에 듀얼코어 A5 칩을 탑재해 빨라진 네트워크 속도 또한 애플이 내세우는 강점이다. 동영상 썸네일이 많은 유튜브 첫화면 등 웹 접속에 있어서 월등히 빨라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같은 이동통신사의 3G(세대)망을 이용했을 때도 네트워크가 훨씬 안정적이고 성능이 업그레이드 됐음을 실감했다.
제품에 새롭게 적용된 듀얼안테나 덕분인지 전작에서 문제가 됐던 이른바 ‘데스크립’의 문제점도 해결했다. 처리속도가 빠른 만큼 데이터 소모량이 크고 발열이 늘었다는 일부 단점도 제기되고 있지만 아이폰4S는 전작에 비해 매력적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