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국회의장은 10일 진통을 거듭 중인 한미FTA 비준안 처리 관련해 “정치는 타협이 본체이자 최선”이라고 말했다.
“일방통행이 아니다”는 말끝에 나온 것으로 한나라당의 일방적 강행처리가 아닌 여야 합의 처리를 재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의장은 막판 최대쟁점인 ISD(투자자·국가소송제) 절충안이 쉽게 도출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오솔길을 바람 불면 갈잎에 덮였다가 또 길이 보이고 하다”며 “다 같이 걸어가면 큰 길이 된다”고 말했다.
‘쇄신’에 휘말린 한나라와 ‘통합’에 매달린 민주, 양당 지도부 사정을 ‘바람’에 비유하면서 끝내 ‘큰길’(합의)에 이를 것임을 확신한 말로 설명된다.
이어 “눈에 보이는 것도 있고, 안 보이는 진행상황도 있으니 눈 크게 뜨고 밑까지 샅샅이 살펴야 한다”고 기자들에게 조언, 물밑 협상이 원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나라당 내에서 검토 중인 직권상정 여부에 대해선 “의장의 독자적 판단”이라며 “정치권이 하라, 말라 할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의장이 (판단해서) 필요 있으면 하고, 필요 없으면 안 한다”고 말해 가능성의 여지는 열어뒀다.
염두에 둔 데드라인을 묻는 기자들 질문엔 “데드라인 정해놓고 하는 것은 전투지, 정치가 아니다”며 거듭 여야가 타협할 시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