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업체들 "양념값 폭등했는데…"

입력 2011-11-1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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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물가안정 압박에 가격 못 올려 울상

배춧값이 폭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포장김치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져만 가고 있다. 건고추 등 양념류가 폭등해 지난해 배추대란을 겪었던 때와 비교해 김치 생산 비용은 비슷하지만 사회 분위기 때문에 가격 인상에 선뜻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A 업체 관계자는“지난해는 김치의 상징적인 재료인 배추가 폭등해 포장김치의 인상을 용인해주는 분위기가 있었다”며“올해 생산 비용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물가 안정을 내세우는 정부의 압박 때문에 양념류 폭등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인상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포장김치 생산 원가에 고춧가루는 20%나 차지한다. 건고추 한 근(600g)이 지난해엔 9995원이었지만 올해는 1만7625원으로 두 배에 가깝다. 김치 생산에서 양념류 쪽으로 비중이 급격하게 높아졌지만 이를 반영할 수 없어 김치업체들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시장 1위인 대상은 고춧가루의 품질 등급을 낮추더라도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고 있다. 시장을 리드하는 입장에서 고춧가루의 가격을 낮춰 포장 김치의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대상은 등급을 낮춘 고춧가루를 사용해 포장김치 품질에 문제없는지 식품 연구소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현재 해당 바이어들이 단위농협을 돌며 고춧가루 수급에 나서고 있지만 가격 문제는 어렵다”며“내부적으로 포장김치 가격 인상을 최대한으로 억제하고 있지만 내년도 사업계획을 짤 수도 없을 만큼 쉽지 않은 문제다”고 말했다.

대상은 지난해 김치 사업 부분에서 10억원 가량 적자를 봤다. 올해는 지난해 급증한 포장김치 판매로 3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번 양념류 폭등이 가시적으로 반영되는 내년에는 현 시점 수준으로는 적자를 면치 못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A 업체는 내부적으로 포장김치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만 시장의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A 업체 관계자는 “인상요인은 있지만 선두그룹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B 업체 관계자는 “김장이 완료되는 내년 초 부터 본격적인 포장김치 가격 인상에 착수할 것”이라며 “늘어나는 포장김치 수요를 예측해 사업계획을 짜야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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