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 악재만은 아니다(?)

입력 2011-11-1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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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동력 확보 긍정적…비용대비 효과 클 수도

국내 주요기업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잇따라 유상증자를 발표하거나 계획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크다. 통상 증자는 주식수 증가를 동반, 주주 가치를 훼손시켜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증자를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로 성장성 부각과 함께 기업 가치 역시 한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15일 토러스증권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까지 국내 기업들의 증자는 7조1510억원으로 2000년 이후 2003년 9조4000억원, 2001년 8조4000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올해 증자를 실시하거나 실시할 예정인 기업들은 프라임 브로커리지를 준비 중인 증권사들이 대표적. 지난 9월 1조12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대우증권을 시작으로, 우리투자증권(6000억원), 삼성증권(4000억원), 현대증권(5950억원)이 잇따라 유증을 결정했다.

이밖에 하나금융(외환은행 인수), LG전자(휴대폰 부문 투자), OCI(증설), 락앤락(중국 진출) 등이 각각의 목적으로 증자를 발표했다.

이들 기업들의 증자에 대한 공통점은 향후 성장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승영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들 기업들이 증자가 비용대비 효과를 크게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박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증자는 경험적으로 경기가 좋을 때보다 경기가 돌아설 때 실시하면 성과가 더 좋았고, 그룹 계열사 지원이나 사업·재무 구조 변경을 위해 실시하는 것보다 투자나 M&A를 통해 현재 사업의 규모를 확장할 때 성과가 더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0년 이후 국내 기업들의 증자는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사례도 많았다. 현대건설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롯데쇼핑, 아모레퍼시픽, 엔씨소프트 등은 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기업의 성장성을 높인 대표적인 사례다.

박 연구원은 “내년에는 중국 등 신흥국 경제가 선진국이나 한국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와 정부의 경기부양이 소비에 집중될 것으로 보여 이머징 소비 테마가 기업들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LG전자, 락앤락 등이 증자의 비용대비 효과를 크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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