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윤 “상임위 18조 예산증액, 다 날아갈 것”

입력 2011-11-17 11:00 수정 2011-11-1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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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도 예산안이 급격히 불어났다.

정부는 올해 대비 5.5% 늘어난 326조원의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를 심의한 각 상임위원회는 예산을 깎기는커녕 대폭 늘렸다. 17일 현재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정갑윤 의원)가 집계한 예산안 총계에 따르면 상임위에서 늘어난 예산이 14조원에 육박한다. 아직 심사가 덜 끝난 교육과학기술위와 농림수산식품위까지 포함하면 증액된 총액은 18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정갑윤 예결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교과위에서 대학생 등록금과 무상급식 예산 등 3조원이 늘고, 농수산위에서도 1조원 정도가 늘어난다고 봤을 때 총 증액이 18조원에 이른다”며 “이를 수용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상임위 심사에서 예산이 크게 증가한 건 내년 총·대선과 무관치 않다. 선거를 앞둔 지역구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지역사업 예산을 늘렸기 때문이다.

각종 토목공사가 집결된 국토해양위의 경우 정부안보다 3조5000억원이나 늘려 증액규모가 가장 컸다. 도로·항만·철도를 비롯한 사회간접자본(SOC)과 관련된 교통시설특별회계에서만 1조9464억원이 늘어났다. 전형적인 ‘지역돌보기’ 예산들로 100여개가 지방 도로공사를 위한 것이다.

특히 ‘힘’ 있는 의원들 사이에선 예산 챙기기가 더욱 심했다. 국토위 간사인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은 SOC 등 각종 사업을 이유로 지역구 예산을 1110억원 늘렸고, 최규성 민주당 간사도 622억원을 증액시켰다.

전 간사인 허천 한나라당 의원과 박기춘 민주당 의원도 각각 568억원, 940억원을 증액시켰다.

이와 함께 복지예산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도 예산을 증폭시키는데 한 몫 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당초 세입항목에 잡혀있던 인천공항공사 매각대금 4300억원과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환수하려던 5000억원은 삭감, 세입에서 9300억원이 줄게 생겨 예결위 고민이 커졌다.

정 위원장은 “정치권은 국민들이 보는 예산을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일단 상임위에서 증액된 예산은 거의 날아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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