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필리핀에서 시민들로부터 잇따라 '봉변'을 당했다.
16일(현지시간) 오후 2시45분께 수도 마닐라에서 클린턴 국무장관 일행이 탄 차량 행렬이 50여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던진 돌멩이와 계란, 페인트 볼 세례를 받았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클린턴 장관이 무사하다면서 시위대는 양국의 군사협정에 반대하는 이들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필리핀 상호방위조약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필리핀을 찾은 클린턴 장관은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을 면담한 뒤 다음 일정을 위해 이동하는 중이었다.
아키노 대통령과 중국-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미-필리핀 방위동맹 등 무거운 주제 논한 클린턴 장관의 다음 일정은 학생들과의 만남이었다.
그러나 '타운홀 미팅' 형식의 이 행사에서도 클린턴 장관은 미군부대가 필요에 따라 필리핀 영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주둔군지위협정(VFA)에 반대하는 한 기습 시위자를 만났다.
현지 TV방송인 GMA가 주최한 행사에서 클린턴 장관은 대부분이 학생인 100여 명의 참석자와 트위터, 페이스북 이용자들에게 즉석에서 질문을 받아 답변을 내놨다.
핸드백 안에 넣고 다니는 물건과 아이패드에 저장된 음악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진 가운데 VFA 반대 포스터를 들고 일어서 기습 시위를 벌인 학생은 보안요원에게 끌려나가며 "쓰레기 같은 미 제국주의!"라고 외치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