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장세주·세욱 형제 '등산경영' 왜?

입력 2011-11-21 14:56 수정 2011-11-2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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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집안 내력으로 익힌 산행 조직화합 한 몫

▲지난 9월 유니온스틸 임직원들과 함께 한라산에 오른 장세욱 사장(앞줄 왼쪽 세번째)이 백록담 정상에서 직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장세욱 사장은 지난 9월 유니온스틸 임직원 170여명을 이끌고 하반기 목표 달성을 위한 임직원 결의대회를 제주 한라산 일대에서 실시했다.

관음사에서 출발한 ‘한라산 등반대’는 정상 백록담을 거쳐 성판악으로 내려오는 18.3㎞ 코스를 장장 9시간동안 오르내렸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천후였지만 무사히 산행을 마쳤다는 후문이다.

장 사장은 이 자리에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강인한 정신력만 있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유니온스틸 임직원들은 2008년 오대산 55㎞ 무박2일 행군을 시작으로 2009년 설악산 대청봉, 2010년 지리산 천왕봉에 이어 이번 한라산 백록담까지 우리나라 3대 영산을 모두 정복했다.

장 사장의 형인 장세욱 회장이 경영을 맡은 모(母)회사 동국제강 역시 장 회장의 인솔 아래 오대산,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을 정복했다.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사장 형제는 ‘산’이라는 공통된 매개체 아래 직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그들이 산에 오른 것도 벌써 4년째다. 두 CEO는 왜 매년 산에 오르는 것일까?

동국제강그룹 관계자는 “장 회장 형제의 ‘등산경영’은 그룹 오너 가문의 종교적 내력과 관계가 깊다”고 설명했다.

장 회장 일가는 전통적인 불교 집안이다. 창업주인 고 장경호 회장을 비롯해 3대가 모두 불교 신자다.

‘대원’이라는 법명을 갖고 있는 고 장경호 회장의 불심은 독실했다. 수시로 절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고, 심지어 100일간의 수행정진에 들어간 적도 있을 정도였다. 그는 세상을 뜨기 직전 자신의 사재를 털어 대한불교진흥원을 설립하는 등 불교 대중화 운동에 심취했다.

장경호 회장은 절에 가기 위해 자주 산에 올랐다. 대부분의 명찰(名刹)이 산에 있기 때문이다. 그가 산에 오를 때마다 아들 장상태 회장이 아버지와 동행했다.

창업주 장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장상태 회장도 절을 찾기 위해 산에 올랐다. 그도 아버지처럼 두 아들을 데리고 함께 산을 오르내렸다. 때문에 장세주-세욱 형제도 자연스럽게 산을 가까이 하게 됐다.

특이한 것은 두 형제의 취미가 등산은 아니라는 것이다. 불교를 가까이 하는 것은 대를 이었으나, 할아버지나 아버지처럼 틈이 날 때마다 자주 산에 오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임직원들과 화합을 다질 때만큼은 산을 꼭 오른다.

동국제강그룹 관계자는 “두 CEO 모두 산에 갈 때는 회장·사장이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신나고 당차게 산행을 한다”며 “직원들과 함께 땀 흘리는 활동하는 것을 워낙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가족의 내력 때문에 익힌 산행이 이제는 회사의 조직력 강화와 임직원들의 건강 향상에 큰 도움을 준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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