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포인트]글로벌 재정위기, 확산 혹은 진화의 기로에 서다

입력 2011-11-22 09:08 수정 2011-11-2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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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민주-공화 양당으로 구성된 슈퍼위원회가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서 유럽과 미국 증시가 폭락했다. 여기에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프랑스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경고도 주가를 끌어내렸다. 21일(이하 현지시간)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3.2% 내린 224.76에 마감했고 다우존스지수역시 전날보다 248.85포인트(2.11%) 내린 1만1547.31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국내증시의 출발도 무거워지게 됐다. 이미 알려진 악재지만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증시의 목을 조르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재정위기로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유럽과는 달리 경기회복이 기대됐던 미국마저 정치권의 갈등이 표출되면서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

슈퍼위원회는 향후 10년간 1조2000억 달러의 재정적자 축소 협상을 위해 구성된 특별위원회다. 재정적자 감축안이 오는 23일까지 도출되지 못하더라도 미국은 2013년부터 10년간 1조2000억달러 규모의 예산을 삭감하는 프로그램을 자동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합의 실패로 미국 정치권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면서 향후 미국 경제에 큰 불확실성을 야기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슈퍼위원회의 국내증시에 대한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정용택 연구원은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합의가 결렬될 경우 향후 성장 전망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뿐 만 아니라 신용평가 기관들에게 신용등급 강등의 빌미를 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하지만 이번 미 슈퍼위원회가 합의문을 발표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신용등급이 추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은 낮고 시장 충격도 제한적일 것이다. 합의에 대한 미국 시장 참여자들과 신용평가사들의 기대가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수퍼위원회의 합의 실패는 당분간 시끌시끌한 변수가 되겠지만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다. 금융시장의 체력이 떨어지니까 자꾸 좋지 않은 쪽으로 시선이 가는 것”이라며 “한 달 전만 해도 수퍼위원회에는 다들 신경도 안 썼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만 잘 살려보자고 하다가 이탈리아와 프랑스로 우려의 시선이 옮겨지고 미국 재정 감축으로까지 관심이 이동했다”며 “수퍼위원회가 합의에 실패한 것이 당장 미국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까 봐 금융시장이 미리 걱정하는듯하다”며 미국 신용등급은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고 말했다.

슈퍼위원회의 합의 실패로 단기적인 충격은 피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슈퍼위원회 재정적자 감축실패는 사안 자체에 내재된 충격은 크지 않지만, 워낙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일시적인 악재로서의 영향력은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미국 슈퍼위원회 합의 불발 이후 일자리 법안에 포함된 급여세 인하 문제가 핵심이 될 것이다. 이마저도 실패한다면 2012년 미국 경제 전망치 하향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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