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DR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국내 강소(强小)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다.”
김경동 예탁결제원 사장은 22일 한국예탁결제원이 주최한 ‘해외DR(주식예탁증서, Depositary Receipts)발행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며 “삼성, 현대, LG그룹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은 이미 해외증시상장을 활용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바 있다”며 “하지만 중견기업과 강소기업들은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해외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제는 이들 기업들이 나서야 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이번 ‘해외DR발행포럼’은 해외금융시장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2007년 이후 침체된 국내기업의 해외 상장 붐을 재조성하기 위해 개최됐다. 국내 상장사 IR담당 CFO를 비롯해 미국 나스닥, 홍콩 거래소, 런던 거래소 등 110개사 180여명이 참석했다.
거래소, DR발행은행, IB, 법무법인 등 DR발행 관계기관들이 해외DR 발행의 장점, 발행절차, 투자자 모집, 해외시장 법적 규제체계 등 해외DR 발행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해외진출을 모색중인 국내 상장기업이 미주·유럽·아시아 3개 대륙의 주요 거래소 상장요건 등을 한자리에서 비교·파악이 가능한 자리였다.
영국 런던거래소의 이 시에(Yi Xie) 아시아 담당 부장은 포럼에서 “한국기업의 기업지배구조가 국제적인 수준에 맞아야 상장전·후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상장시 언어장벽과 문화적 차이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은 애널리스트 그룹과 투자자그룹에 자신들을 어필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국 나스닥의 레베카 스미스 아시아 담당 상무는 “한국기업 장점은 기술이 대단히 뛰어나다는 것이다. 국제 투자자들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투명성과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다면 한국기업에 대한 투자도 증가할 것이다”고 말했다.
스미스 상무는 또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을 중국과 달리 이미 성숙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나스닥에 DR을 상장한 한국 기업들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시에 부장은 “16년전 최초로 상장한 SK텔레콤을 비롯해 현재 16개 종목이 런던 증시에 상장해 있다”며 “한국기업은 런던거래소에서 총 60억 달러를 조달했고, 거래량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